신약 '허위공시'로 주가 띄웠다...'수백억원 이득' 일당 집행유예

박진호 기자
2026.07.14 11:54
서울남부지방법원. /사진=최문혁 기자.

바이오 신약 사업 관련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띄우고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노유경)는 14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벤처 투자사 대표 이모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벌금 50억원과 25억3300만원 상당의 추징도 명령했다.

공범 전모씨에게도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0억원을 선고했다. 또 다른 공범 이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위증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 등 3명에게는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주범인 모래세척·판매업체 실소유주 나모씨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나씨의 선고기일을 오는 24일로 지정했다. 보석 결정도 취소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관련 보도자료는 이씨의 검토를 받았다' 등 담당 실무자들의 일관된 진술을 근거로 '나씨 주도로 보도자료가 배포됐다'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씨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이씨가 일부를 사후 반환했더라도 횡령 행위가 이미 이뤄진 이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허위 보도자료를 통해 주가를 부양하고 회사 자금을 임의로 인출해 사용한 범행"이라며 "증권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하는 등 사회적 해악이 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나머지 피고인들의 경우 "(위증으로) 국가의 사법 기능을 방해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들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했다.

범행 구조도. /사진제공=서울남부지검

이씨 등 일당은 2018년 초 바이오 신약 사업 추진과 관련해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뒤 주가를 띄워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임의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인 A사를 무자본 인수한 뒤 바이오 신약 사업에 관한 허위 공시를 올렸다. 바이오 사업으로 유명한 상장사와 유사한 명칭의 페이퍼컴퍼니를 투자자로 공시하는 수법도 사용했다.

나씨는 특히 108개 차명계좌를 이용해 약 6개월간 총 1만541회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했다. 160억원 상당 부당이득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나씨는 2019년 10월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시작되자 가상의 인물 B씨와 시나리오를 만들어 사건 관계인들이 위증하도록 종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나씨는 구치소 수감 중에도 면회, 서신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위증을 교사했다. 결국 관련자 5명이 재판에서 위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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