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15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국내에서도 유사한 입법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청소년 보호라는 공익이 인정되더라도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만큼 국내에서 도입될 경우 헌법상 기본권 제한의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의회는 21일(현지시간)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연령 확인 의무를 부과하고 청소년의 SNS 접근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소년 SNS 규제를 추진하는 국가는 프랑스뿐만이 아니다. 이미 호주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청소년 계정에 대한 기능 제한 등 연령별 규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플랫폼 사업자의 청소년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도 SNS의 청소년 이용 규제가 추진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청소년의 숏폼·SNS 과몰입을 막기 위해 14세 미만 SNS 가입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각국이 청소년 SNS 규제에 나서는 것은 청소년의 정신건강 악화와 SNS 과몰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짧은 영상 중심의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청소년이 유해 콘텐츠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수면 부족과 불안·우울 증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각국 정부도 관련 규제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청소년 SNS 규제 관련 입법이 추진될 경우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충족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과잉금지원칙은 국가가 공익을 위해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이다.
다만 이미 국내에선 청소년의 온라인 활동을 제한한 사례가 있다.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온라인게임 이용을 제한한 이른바 '강제적 셧다운제'다. 이에 따르면 16세 미만 청소년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게임에 접속할 수 없었다.
2014년 헌법재판소는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제한되더라도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이라는 공익을 인정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셧다운제는 합헌 결정 이후 과잉규제 논란이 이어졌고 결국 폐지됐다.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과제로 꼽힌다. 호주의 경우 부모 명의 계정을 이용하거나 허위 생년월일을 입력하는 등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연령 확인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성민 변호사는 "SNS 중독과 유해 콘텐츠 노출을 막겠다는 입법 목적은 인정될 수 있지만 청소년의 자기결정권과 자유로운 인격발현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SNS는 VPN(Virtual Private Network)을 이용한 우회 접속이 가능하고 게임과 달리 본인 인증 절차가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책의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청소년의 자기결정권만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