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을 둘러싸고 이웃과 말다툼을 하던 중 '야 이 XX놈아' 등의 욕설을 한 주민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원심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단순한 감정적 욕설만으로는 형법상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이씨는 2022년 10월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을 이유로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특이사항이 없다며 관리사무소를 통한 중재를 권했고, 이후 관리사무소 직원과 함께 피해자의 집을 찾았다.
이씨는 같은 날 밤 아파트 복도에서 피해자와 층간소음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중 '야 이 XX놈아, X도 못하는 게' 등의 욕설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고 2심도 이를 유지했다. 항소심은 욕설이 여러 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복도에서 심야 시간대 이뤄졌고, 관리사무소 직원도 함께 있었던 만큼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형법상 모욕죄의 '모욕'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정도의 경멸적 판단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이 기분 나쁘게 느꼈는지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인지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의 욕설은 피고인이 흥분한 상태에서 부정적 감정을 드러낸 단순한 욕설에 불과하고,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할 수는 있어도 객관적으로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표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욕설을 곧바로 형법상 모욕으로 인정한 것은 모욕죄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