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들 아니잖아" 부모 숨지자 누나들이 소송…"20년 치 월세도 내라"

류원혜 기자
2026.07.27 09:49
친자식처럼 키워준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누나들로부터 소송과 함께 집을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친자식처럼 키워준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누나들로부터 소송과 함께 집을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은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누나들과 법적 분쟁에 휘말린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갓난아기 때 친부모에게 버려진 뒤 딸만 셋을 둔 부부의 막내아들로 자랐다. 대학생 때 친척을 통해 자신이 부모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과 부모가 입양신고 대신 출생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갑작스러운 출생의 비밀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부모는 "단 한 번도 친아들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말하며 A씨를 다독였다.

이후 누나들은 모두 결혼해 가정을 꾸렸고, A씨는 30대에 이혼한 뒤 20년간 부모와 함께 살아왔다. 그러나 3년 전 아버지가, 지난해 어머니가 잇따라 세상을 떠나면서 가족 간 갈등이 시작됐다.

장례를 마친 뒤 누나들은 부모 명의의 집에서 살고 있던 A씨에게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A씨가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소장이 전달됐다. 자신이 부모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점을 법적으로 확인해 달라는 소송이었다.

누나들은 또 "20년 동안 부모님 집에서 공짜로 살았으니 그 기간의 월세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A씨는 "누나들은 저를 친동생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친자식이 아니라 부모님 재산도 상속받을 수 없다고 한다"며 "평생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랐는데 이제 와 가족이 아니라는 말을 들으니 부모님을 두 번 잃은 것처럼 힘들다. 20년 동안 살았던 집의 월세까지 물어줘야 하는지도 궁금하다"고 털어놨다.

조윤용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법적으로 부모와 자녀 관계는 친생자이거나 입양을 통해 형성된다"며 "A씨 부모는 입양신고가 아닌 출생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입양의 의사로 출생신고를 했고 실제 친자식처럼 키워왔다면 허위 출생신고였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생신고를 했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 관계를 정리하려면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청구를 거쳐야 한다"며 "다만 청구가 받아들여지려면 재판상 파양 사유가 인정돼야 한다. 양부모의 학대·유기나 복리 침해, 또는 양자의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연만으로는 재판상 파양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A씨는 양친자로서 부모 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누나들과 공동상속인으로서 법정상속분인 4분의 1을 주장할 수 있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누나들이 요구한 20년 치 월세에 대해서는 "부모가 사망한 이후에는 부모 명의의 집이 공동상속인들의 공유재산이 되기 때문에 A씨가 혼자 무상으로 거주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새 거주지를 마련하거나 누나들과 협의해 일정한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모가 생전에 A씨의 무상 거주를 허락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부모가 살아 계실 당시 거주한 기간의 차임까지 소급해 지급할 의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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