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샌드백처럼 때렸다...감빵 동료 폭행 살해한 20대들

이재윤 기자
2026.08.13 17:11
구치소에서 같은 수용실을 쓰던 재소자를 한 달 가량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재소자 3명이 징역 9년을 선고 받았다. 자료사진. /사진=뉴스1

부산구치소에서 같은 수용실을 쓰던 20대 수용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수용자 3명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들에게 살인의 고의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반복된 폭행으로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나원식)는 이날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9월7일까지 부산구치소에서 같은 수용실을 쓰던 20대 B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반복된 폭행으로 B씨의 몸이 쇠약해진 사실을 알고도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 눈을 바지와 수건 등으로 가리고 몸을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약 20분 동안 복부 등을 집중적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당시 범행을 목격한 다른 수용자 C씨는 법정에서 A씨 등이 B씨를 "샌드백처럼 세워 놓고" 복부와 머리 등을 반복해서 때렸다고 증언했다. 격투기 기술인 '백초크'로 B씨를 기절시키거나 부채 손잡이와 책상 등으로 폭행한 적도 있다고 했다.

B씨가 숨지기 전 몸에 열이 난다며 의무실에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A씨 등이 이를 막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B씨가 숨진 당일에는 폭행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곧바로 비상벨을 누르지 않고 서로 말을 맞추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서 A씨 등은 폭행 사실 등은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A씨 등이 B씨의 사망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면서도 이를 감수한 채 폭행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B씨가 의식을 잃자 심폐소생술을 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는 등 회복시키려 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서로 말을 맞추려 한 정황도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근거는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를 범행에 따른 책임을 피하려 한 행동으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장기간 이어진 폭행의 정도와 횟수, 피해자의 체격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면 A씨 등이 B씨가 숨질 가능성까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살해할 의도는 인정하기 어렵지만, 자신들의 폭행이 피해자의 생명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알 수 있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태도나 언행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는데도 위생 문제 등을 이유로 지속해서 폭행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격투기 연습 명목으로 백초크를 해 기절시키거나 때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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