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한달 남았는데"…방치된 올림픽공원에 피해도 '눈덩이'

민수정 기자
2026.08.20 15:39

재검표 불발·특검은 이제 시작
"한 달 남은 2026 아시안게임 준비도 차질"
공연 줄줄이 취소…18억원 피해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62일째 이어지고 있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체육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 공연 취소와 시설 파손 등에 따른 올림픽공원 측 손실도 쌓이는 상황이다. 사태 해결의 실마리로 거론됐던 재검표 논의가 불발되고 특별검사 수사도 이제 막 시작되면서 봉쇄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서울시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 집회 인원은 약 8000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이보다 적었다. 수만명이 집결했던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 당시와 비교하면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요 참가자는 고령층이었지만 일부 젊은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장기 시위에 대비한 듯 텐트와 천막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는 이날로 76일째를 맞았다. 그동안 집회 현장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사태를 풀 정치적·제도적 해법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차원에서 잠정 합의됐던 지난 18일 재검표는 불발됐다. 이에 따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의혹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의혹을 수사할 특검이 꾸려졌지만 수사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단기간 내 봉쇄 사태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봉쇄 장기화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입주 단체들은 시위가 시작된 이후 두 달 넘게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행정 업무 마비를 호소하며 지난 6월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들에게 가로막혀 발길을 돌렸다. 지난달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재진입 의사를 밝혔지만 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무실로 복귀하지 못했다.

특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회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게 체육계의 설명이다. 핸드볼경기장에는 총 9개 회원종목단체가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펜싱과 핸드볼 등 6개 종목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경기 분석 영상 등 자료가 사무실 안에 남아 있어 경기 지원에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별 종목마다 출전해야 하는 세계대회도 있기 때문에 피해는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2026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 관객들이 행사장 입장을 위해 줄 서 있다. 주최사는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옛 핸드볼경기장) 앞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면서 공연장을 88호수수변무대와 우리금융아트홀로 나눠 운영한다고 공지했다./사진=뉴스1.

공연업계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이날 기준 봉쇄 시위로 대관이 취소된 공연은 총 15건이다. 가수 박재범과 유노윤호, 그룹 세븐틴 등의 공연이 취소됐고 2건은 공연 장소를 변경했다. 다음달에도 예정된 공연이 남아 있어 봉쇄가 이어질 경우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올림픽공원 측이 현재까지 추산한 손실액은 18억3000여만원에 달한다. 건축물 파손에 따른 복구 비용만 4억원이 넘는다. 현재 집계에는 철제 방화문과 출입구 등 외부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파손만 반영됐다. 봉쇄가 끝난 뒤 내부 시설까지 점검하면 피해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공원 시설물 관리와 대관 업무를 맡은 한국체육산업개발은 현재까지 선관위 측에 대관료 등 손실액을 직접 청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한국체육산업개발에서 송파구선관위와 중앙선관위에 대관 기간 만료에 따른 시설 원상복구와 철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며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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