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면서 법무부와 검찰 구성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가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채 취임하면 장관의 지휘가 신뢰를 얻기 어렵고 임명이 무산되면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각종 업무 조율이 늦어질 수 있어서다.
8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서울 강남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한 이력이 있는 여성 사업가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2021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서둘러 달라고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부당하게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공익적 민원 전달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김 후보자 입장이지만 각종 녹취록 등이 공개되며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앞서 검찰은 식약처 임상시험 과정에서 규정 위반은 없었다고 판단하면서도 김 후보자가 청탁 대가로 업체 관계자 강모씨로부터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했다. 혐의는 인정하되 재판에 넘기지 않은 것이다. 돈이 전달되지 않았던 점이 참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냈어야 한다며 헌법소원을 낸 상태다.
이와 관련,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서는 "김 후보자가 임명이 돼도 문제, 안 돼도 문제"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김 후보자의 거취가 어느 쪽으로 결론 나더라도 부담이 남는다는 것이다.
우선 김 후보자가 의혹을 충분히 해소하지 않은 채 취임하면 장관의 인사와 지휘를 둘러싼 공정성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 본인에 대한 검찰 처분을 다투는 상황에서 관련 사건을 담당한 검사들의 인사나 해당 사건 지휘가 이뤄지면 배경과 의도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명이 무산되면 새 후보자를 지명하고 검증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 공소청 출범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다음달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법무부는 인력 배치와 사건 이관, 새 업무 기준 마련 등을 조율해야 한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으로 준비 중이나 장관이 직접 하는 것과는 책임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장관 인선이 늦어질수록 후속 인사가 늦어지고 업무 분담 등을 점검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관계 기관과 이견을 조정하고 현장에 업무 기준을 전달하는 일정도 빠듯해질 수 있다.
이에 법무부와 검찰 간부들 사이에서는 장관 인선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후속 인사를 확정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검찰 인사는 검사장급에 이어 차장·부장검사, 평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장관이 공석이 되면서 평검사 16명의 소규모 전보 인사부터 발표됐다. 검사장급과 차장·부장검사 등 간부 인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자신의 거취와 새 조직에서 맡을 역할이 정해지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한편 김 후보자는 지명된 이후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해 법무부 관계자들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고려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로 중대한 의혹이 불거지지 않는다면 청문회를 거쳐 임명 절차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 후보자는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한 청탁 외에도 관련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또 과거 음주운전과 성범죄 사건 변호 이력도 논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