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방해" 순찰차 빼달라 했는데...패대기 치고 '뒷수갑' 채운 경찰

전형주 기자
2026.09.13 07:00
경찰이 순찰차를 옮겨 달라고 요청한 시민을 바닥에 넘어뜨리고 '뒷수갑'을 채운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시민이 공무집행을 방해해 규정에 따라 제압했다고 설명했지만, 당시 상황을 확인할 보디캠 영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JTBC '사건반장'

경찰이 순찰차를 옮겨 달라고 요청한 시민을 바닥에 넘어뜨리고 '뒷수갑'을 채운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시민이 공무집행을 방해해 규정에 따라 제압했다고 설명했지만, 당시 상황을 확인할 보디캠 영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18일 강원도의 한 계량소에서 업주 A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를 제압하고 수갑을 채웠다.

당시 경찰은 중앙선을 넘어 계량소로 들어간 덤프트럭을 순찰차로 뒤따라왔다. 덤프트럭이 계량대 위에 멈춰 서자 순찰차로 그 앞을 막고 단속을 시작했다.

사무실에서 나온 A씨는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순찰차를 옆으로 옮겨 단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주변에 차를 댈 공간이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경찰관은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순찰차 운전석에 있던 다른 경찰관도 내려 "수갑을 채워 연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후 서로 언성이 높아졌고, 경찰은 A씨를 콘크리트 바닥에 넘어뜨렸다. 방송에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경찰이 몸을 일으키려는 A씨의 등을 밀어 엎드리게 한 뒤, 두 손을 등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우는 모습이 담겼다. 무릎으로 A씨의 머리를 강하게 내려찍는 장면도 있었다.

경찰청의 '수갑 등 사용지침'은 수갑 사용 시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력만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위해를 가하거나 도주·자해를 시도하지 않은 피의자에게 뒷수갑을 채운 사례에 대해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방송에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경찰이 몸을 일으키려는 A씨의 등을 밀어 엎드리게 한 뒤, 두 손을 등 뒤로 돌려 수갑을 채우는 모습이 담겼다. 무릎으로 A씨의 머리를 강하게 내려찍는 장면도 있었다./영상=JTBC '사건반장'

A씨는 "경찰을 밀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갑자기 바닥에 넘어뜨려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했다. 제작진도 CCTV에서 A씨가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수갑 한쪽이 거꾸로 채워져 팔이 뒤틀렸고, 지금도 손목에 흉터가 남아 있다고 호소했다. 경찰관이 당시 현장을 떠나면서 "난 이런 사건으로 소송당한 게 여러 건이다. 소송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고 말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경찰 측은 A씨가 공무집행을 방해해 물리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순찰차를 옮기지 않은 이유에 대해 "덤프트럭 단속이 계량소 영업에 지장을 줄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A씨가 경찰에게 욕설을 하고 이마를 들이밀었으며, 경찰이 들고 있던 덤프트럭 운전자의 면허증을 낚아챘다"고 주장했다.

A씨를 바닥에 넘어뜨린 것은 규정에 따른 '저위험 물리력' 행사였다며 "A씨가 몸을 일으키려는 것을 항거 행위로 판단해 일시적으로 수갑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A씨는 영업에 지장이 있었는지를 왜 경찰이 임의로 판단하냐고 반박했다. 욕설에 대해서는 "'빌어먹을 경찰들' 정도의 표현을 썼다"고 했다. 다만 면허증을 낚아챘다는 경찰 주장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A씨는 이번 일로 몸 곳곳에 찰과상을 입었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며, 민사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강원경찰청도 A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사건반장' 제작진은 경찰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블랙박스 및 보디캠 영상의 제공을 요청했으나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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