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창업 대신 딥테크 조력자"...세계 상위 0.1% 연구자 팔 걷었다

"한국서 창업 대신 딥테크 조력자"...세계 상위 0.1% 연구자 팔 걷었다

박건희 기자
2026.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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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연구센터장
출연연 '이해충돌 방지 특례' 내년 3월 시행
연구자도 기술이전 기업 '지분 보유' 가능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딥테크 키우기 박차
직무발명보상금 과세 해결은 '숙원'

9월 대전 유성구 화학연 본원에서 만난 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연구센터장 /사진=박건희 기자
9월 대전 유성구 화학연 본원에서 만난 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연구센터장 /사진=박건희 기자

"1억 규모로 창업해 100억짜리 회사로 키울 수도 있지만, 100억 규모의 기업에 기술이전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키우는 것도 가치가 있죠."

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연구센터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딥테크일수록 제품 상용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연구자의 조언과 자문이 필요하다"며 "이해충돌 방지 특례'가 내년 3월 시행되는 만큼 딥테크 키우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전 센터장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권위자다. 태양전지 연구로 미국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전 세계 상위 0.1% 연구자만 선정되는 지표다. 그는 2025년 6월 고산테크에 태양전지 대량생산용 잉크젯 프린팅용 재료와 공정기술을, 2026년 7월 엘케이켐(20,700원 ▼450 -2.13%)에 고효율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용 소재 조성 및 제조 기술을 이전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실리콘을 대신해 태양전지에 쓰는 신소재다.

지금까지 출연연 연구자는 창업 기업이나 기술을 이전한 기업에 유상 자문을 제공하기 어려웠다. 연구자의 소관 직무와 기업이 직접 얽혀 있어 이해충돌이 발생한다는 법적 해석 때문이었다.

내년 3월부터는 달라진다. 지난 8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과기출연기관법) 개정안에 '이해충돌 방지 특례'가 실리면서다. 과학기술 출연기관 연구자는 내년 3월부터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창업한 기업이나 기술이전한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더라도 이해충돌에 휘말리지 않는다.

 광에너지연구센터 연구팀이 제작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면적 모듈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연구센터 연구팀이 제작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면적 모듈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전 센터장은 "규제로 인해 그간 수많은 출연연 연구자가 사실상 무상으로 후속 기술을 지원해왔다"면서 "직접 창업뿐 아니라 이전 기업의 성장을 돕는 것도 넓은 의미의 창업 활동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이 연구계의 목소리"라고 했다.

대학 교수의 활동 범위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전 센터장은 "대학 교수는 사외 이사, 유급 자문, 겸직에서 벗어나지만 출연연은 각종 상위 법률과 내부 지침에 따라 유급 활동이 원천 차단됐다"고 했다. 그럼에도 각종 평가 지표에는 창업이나 기술이전 성과가 포함됐다.

전 센터장은 "이번 특례로 출연연 연구자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 같다"면서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대표적인 게 출연연 기술이전 시 발생하는 '이중과세'다.

민간 기업에 기술을 이전한 연구자는 그 대가로 직무발명보상금을 받는다. 이 중 40%를 소속 기관이 가져간다. 문제는 그 이후다. 2017년부터 직무발명보상금이 '근로소득'으로 분류돼 과세 대상이 됐다. 보상금이 기존 연봉과 합쳐지면 소득 구간이 '급상승'한다. 이 때문에 지급 시 원천징수에 이어 연말정산 및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다시 한번 '세금 토해내기'가 발생한다. 기술이전을 해도 연구자가 얻는 것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현장에서 나오는 이유다. 국회에서 여러 차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심사 단계에서 번번이 제동이 걸렸다.

전 센터장은 "출연연은 산업과 학계를 잇는 집단인데 굳이 처우나 제도로 차별을 둘 필요는 없다"며 "우수한 연구 인력이 연구자의 처우를 문제로 출연연을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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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박건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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