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한민국 0.5%' 로얄바인...상주에서 만난 포도의 '신세계'

[르포]'대한민국 0.5%' 로얄바인...상주에서 만난 포도의 '신세계'

상주(경북)=조성우 기자
2026.09.13 08: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경북 상주 산지 로얄바인./사진=조성우 기자
경북 상주 산지 로얄바인./사진=조성우 기자

경상북도 상주시의 한 포도농장. 600평 규모 농지의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120여 주의 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로얄바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성인 남성도 한 손에 다 쥐기 어려울 만큼 큰 검붉은 포도송이는 과수봉지에 싸인 채 출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얄바인은 일본 야마나시현에 위치한 시무라 포도 연구소에서 개발된 품종이다. 2024년 국내에서 품종보호등록을 완료했으며 2025년부터 상품화됐다. 최고 30브릭스의 당도와 단단한 과육이 특징이다.

로얄바인은 '클럽재배' 시스템을 통해 재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관리한다. 재배 농가와 생산량도 제한돼 국내 포도 재배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 수준이다. 국내 최대 생산량은 연간 30만 송이다. 경북 상주와 영천, 충북 영동 등 일교차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470여 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재배가 까다로워 농가의 손길이 수확 직전까지 이어진다. 우선 일반 포도보다 나무의 수세가 강해 이를 조절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한 가지에는 한 송이만 남겨 영양분을 집중시킨다. 높은 당도를 갖췄더라도 검붉은색으로 착색되지 않으면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한다. 기온 변화에도 예민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과수봉투 씌우기 작업 중인 로얄바인./사진=조성우 기자
과수봉투 씌우기 작업 중인 로얄바인./사진=조성우 기자

상주 산지에서 수확한 로얄바인 중에는 한 송이 무게가 1㎏을 넘는 것도 있었다. 갓난아기 주먹만 한 포도알도 눈에 띄었다. 직접 맛본 로얄바인에서는 사각한 식감과 상큼함 단맛이 복합적으로 느껴졌다.

백철하 알프스농원 대표는 "영농 경력 4년 이상의 베테랑 농가에서만 재배를 하고 있음에도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프리미엄급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지에서 수확을 마친 로얄바인은 차로 약 1시간 떨어진 선별장으로 이동한다. 프리미엄 등급부터 일반 등급까지 선별하는 작업이 여기서 이뤄진다. 작업장에 들어서자 무게 측정 기계 앞에서 작업자들이 모여 선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먼저 작업자들은 포도송이의 착색과 형태를 살폈다. 색이 충분히 나오지 않거나 포도알의 형태가 고르지 않으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없다. 이후 무게와 당도 등을 확인해 최종 등급을 확정한다.

선별장 관계자는 "객관적인 품질 평가를 위해 별도로 채용한 작업자들이 선별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며 "색과 모양, 무게와 당도까지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아야 프리미엄 등급을 받고 신세계백화점에 납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얄바인 선별장./사진=조성우 기자
로얄바인 선별장./사진=조성우 기자

까다로운 재배 과정과 선별 작업을 거친 로얄바인은 경기도 광주시 패키징 공장에서 포장한 뒤 신세계백화점에 납품된다.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별도의 선별 과정을 통과해야 비로소 '고급 과일 코너'에 올라갈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바이어들은 산지 관리부터 품질 관리까지 전 영역에 참여한다. 특히 명절 시즌에는 일주일에 3일 이상 산지를 찾아 과일 상태를 점검하고 패키징 디자인부터 매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검수 작업에 관여한다.

이은서 신세계백화점 신선식품 바이어는 "이미 고급 과일로 판명된 상품이지만 그중에서도 신세계만의 기준에 맞춘 프리미엄 과일을 별도로 입고한다"라며 "점포에서도 과일 상태를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고급 과일' 코너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조성우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2부 조성우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