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헤닝 오브레보(56·노르웨이) 주심이 지난 2008~200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첼시-바르셀로나전에서 나왔던 일부 판정들이 오심이었음을 또 인정했다. 거스 히딩크(76·네덜란드) 당시 첼시 감독도 승부조작을 의심할 정도로 분노했던 판정들이 잘못됐다는 것인데, 앞서 여러 차례 오심임을 인정했는데도 또 회자가 되는 건 그만큼 '희대의 오심'이었다는 반증이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7일(한국시간) "오브레보 심판이 지난 2009년 챔스 준결승전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경기에서 첼시가 페널티킥을 받을 만했음을 인정했다"며 "당시 첼시는 결승 진출을 기대할 수 있었던 페널티킥들을 얻지 못했다. 그 경기 이후 모든 첼시 팬들에게 증오의 존재가 됐다"고 데일리메일을 이용해 전했다.
당시 상황은 이랬다. 무대는 2009년 5월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와 바르셀로나의 준결승 2차전이었다. 1차전 원정에서 0-0으로 비긴 첼시는 전반 9분에 터진 마이클 에시앙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런데 이후 첼시는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도 있었을 페널티킥 기회를 번번이 얻지 못했다. 에릭 아비달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디디에 드로그바를 당겨 넘어뜨리거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제라르 피케의 손에 공이 맞은 장면 등에서 오브레보 주심은 모두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추가시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꿈의 무대인 챔스 결승 진출권은 페널티킥을 수차례 얻지 못한 첼시 대신 원정 다득점에서 앞선 바르셀로나의 몫이 됐다.
경기 직후 존 테리나 드로그바 등 첼시 선수들은 주심을 향해 맹렬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경기는 끝난 뒤였다. 드로그바는 중계 카메라를 향해 공개적으로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당시 첼시에서 뛰던 존 오비 미켈은 "라커룸 내에서 병들이 날아다니고, 테이블이 부서지는 등 라커룸 분위기가 살벌했을 정도"라고 회상했고, 히딩크 감독은 "정의롭지 못한 결과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화가 난 순간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승부 조작이 의심될 만한 경기였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페널티킥이 명백한 장면들이 있었기에 당시에도 오브레보 주심의 판정은 큰 논란이 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들 역시 오브레보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던 4개의 장면 중 3개는 페널티킥이 선언됐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결국 오브레보 주심은 최근 데일리메일과 인터뷰를 통해 "첼시 팬들이 주장하는 4개의 페널티킥을 모두 선언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축구와 규칙을 아는 모든 사람은 페널티킥이 선언됐어야 하는 상황임을 알고 있다"며 "주심으로서 페널티킥 항의가 많을 때 속지 않는 게 중요하다. 첼시 선수들의 거센 항의가 당시 내 판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그가 당시 판정이 오심이었음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영국 더 타임즈나 프랑스 RMC스포르 등과 인터뷰를 통해 수년 간 오심이었음을 인정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또다시 당시 오심을 인정한 게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13년 전 판정이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당시 오브레보 심판의 판정이 '희대의 오심'이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