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히 돌아와 다행" 국대도 정복한 노경은-조병현, '관리의 SSG'는 더 천천히 간다

안호근 기자
2026.03.18 15:01
SSG 랜더스의 노경은과 조병현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마치고 귀국했으며, 이숭용 감독은 이들의 건강한 복귀를 환영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각각 77경기와 69경기에 출전하며 뛰어난 성과를 보였고, WBC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의 8강 진출에 기여했다. SSG 구단은 이들의 피로도와 부상 우려를 고려하여 당분간 철저한 관리를 통해 무리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야구 대표팀 노경은이 지난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도쿄POOL 대한민국과 대만 경기 10회말 등판해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77경기, 69경기에 나선 SSG 랜더스 뒷문 듀오 노경은(42)과 조병현(24)이 돌아왔다. 이들을 간절히 기다려온 이숭용(55) 감독은 격한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노경은과 조병현은 지난 16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후 17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가 열린 SSG랜더스필드를 찾아 이숭용 감독, 동료들과 해후했다.

SSG 구단에 따르면 이숭용 감독은 "건강하게 오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노)경은이를 아까 만났는데 살이 4㎏ 정도 빠졌더라. 많이 먹으라고 했다"며 "(조)병현이는 얼굴이 좋더라. 나라를 위해 같이 열심히 했으니 관리를 잘해서 본인을 위해서 한 시즌을 잘 치러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누구보다 열심히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이다. 노경은은 불펜 투수 중에선 롯데 자이언츠 정현수(82경기 47⅔이닝), LG 트윈스 김진성(78경기 70⅔이닝)에 이어 3번째로 많은 77경기에 나섰다. 무려 80이닝을 소화했는데 이는 롯데 전사민(82⅓이닝) 다음으로 많았다.

노경은이 지난 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도쿄POOL 대한민국과 호주 경기 2회말에 이어 3회말을 실점 없이 막아내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럼에도 2년 연속 최고령 홀드왕, 3년 연속 30홀드 이상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냈다. 3승 6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ERA) 2.14라는 위엄을 자랑했다.

조병현 또한 풀타임 두 번째 시즌을 맞아 69경기, 67⅓이닝을 소화했지만 5승 4패 30세이브 ERA 1.6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가을야구까지 치른 둘은 나란히 대표팀에 선발됐다. 1월엔 사이판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WBC를 바라보며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달 중순 일본 오키나와에 소집돼 실전 위주의 훈련을 펼쳤고 이후 오사카-도쿄를 거쳐 WBC 본선 무대를 치렀다.

이번 대회 내내 불펜 불안 문제를 노출했지만 SSG의 듀오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안타를 내주고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노경은은 대만전에선 10회초 위기의 순간에 등판해 볼넷을 허용하고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호주와 최종전에선 1회만 던지고 팔꿈치 부상으로 조기 강판된 선발 손주영(LG)을 대신해 2회부터 갑작스레 마운드에 올랐으나 2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기적적인 8강행 시나리오를 완성시켰다.

야구대표팀 투수 조병현이 지난 5일 조별리그 체코전 7회초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0-10 콜드게임 패배를 당한 도미니카공화국과 8강전에선 0-3으로 끌려가던 2회말 2사 1,2루에 등판해 위기를 지웠으나 3회 후안 소토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연달아 안타를 허용한 뒤 강판돼 승계주자까지 홈을 밟아 실점은 2로 늘었다.

도미니카전에서 실점이 발생해 4경기 3⅔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ERA가 4.91이 됐지만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수차례나 노경은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내며 수훈 선수로 주저 없이 그의 이름을 언급했다.

조병현은 4경기 5이닝 1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실점, ERA 1.80으로 더 빛났다. 피안타율은 0.067,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80으로 고우석(디트로이트, ERA 0.00)과 함께 불펜에서 가장 압도적인 투구를 펼친 투수였다.

체코전 1이닝 삼자범퇴 투구를 펼친 그는 일본전에서 3-4로 끌려가던 3회말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에게 홈런포를 맞았지만 이후 오카모토 카즈마(토론토)를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고 4회말에도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호주전에선 한 점도 더 내줘서는 안 되는 6-2 리드 상황 8회말 1사 1루에서 등판해 볼넷을 허용한 뒤에도 두 타자를 깔끔히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고 9회말에도 제구가 다소 흔들리는 상황 속에도 실점 없이 막아내며 한국의 8강행을 확정지었다.

노경은이 지난 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도쿄POOL 대한민국과 호주 경기 2회말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이 팔꿈치통증을 호소하며 강판되자 급히 투입돼 무실점 피칭을 펼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도키니카전에선 0-7로 크게 뒤진 5회말 등판해 단 10구 만에 훌리오 로드리게스, 아구스틴 라미레스, 헤랄도 페르도모를 차례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공 하나하나가 감탄스러울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의 연속이었다.

한층 경험을 더한 둘이지만 크게 쌓인 피로도와 이로 인한 부상 우려가 걱정이다. 그렇기에 SSG는 더욱 철저한 관리에 나설 전망이다. "나라를 위해 같이 열심히 했으니 관리를 잘해서 본인을 위해 한 시즌을 잘 치러야한다"는 이숭용 감독의 말에서 당분간은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을 읽어볼 수 있다.

이 감독은 "병현이나 경은이는 지난해 모습을 보면 본인의 역할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일단 하루 쉬고 모레부터 정상적으로 합류한다. 그 이후에 투수파트와 상의해서 언제부터 나갈지 고민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SSG는 압도적 불펜 1위팀이었다. 그 중심엔 경헌호 코치의 철저한 관리가 있었다. 투수진이 무리하지 않을 수 있도록 철저히 분업화를 했고 휴식이 필요할 땐 쉬게 했다. 시즌을 마친 노경은이 "50이닝도 안 던진 것 같다"고 밝혔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 SSG가 당분간은 이들을 더욱 조심스럽게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시즌 초반엔 다급한 상황에서도 이들을 보기 쉽지 낳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조병현이 지난 7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6WBC 도쿄POOL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3회말 2사에 고영표에 이어 등판하고 있다. 2026.03.07.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