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색이 짙던 8회말 한화생명볼파크엔 '최강한화'를 외치는 육성 응원이 울려퍼졌다. 그리고는 기적이 벌어졌다.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은 심우준이 극적인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고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노시환과 강백호가 연장 11회말 동점타와 끝내기 안타를 날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10-9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2015년과 2018년, 2023년 개막전에서 모두 키움에 발목을 잡혔던 한화는 무려 18년 만에 홈에서 맞이한 개막전에서 필승 의지를 다졌고 패배 직전까지 몰렸으나 끝내 역전승을 이뤄냈다.
양 팀 모두 선수진의 변화가 있었다. 한화는 오재원(중견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강백호(지명타자)-채은성(1루수)-하주석(2루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윌켈 에르난데스.
키움은 이주형(중견수)-안치홍(지명타자)-트렌턴 브룩스(1루수)-최주환(3루수)-어준서(유격수)-김건희(포수)-임지열(좌익수)-박한결(2루수)-이형종(우익수)으로 맞섰다. 선발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가 나섰다.
공통점은 1라운드로 뽑은 신인 야수들이 개막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는 것이다. 새 얼굴에 있어선 차이가 있었다.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로 4년 최대 100억원에 영입한 강백호가 라인업에 배치됐고 키움은 2차 드래프트에서 35인 보호 명단에 포함되지 못하고 양도금 4억원에 한화에서 데려온 안치홍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안치홍이 경기 초반부터 힘을 냈다. 한화 선발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1회초부터 좌중간 담장을 때리는 대형 2루타를 날렸다. 후속 타자의 불발로 득점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한화가 먼저 웃었다. 1회말 페라자의 중전 안타, 문현빈의 우중간 2루타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고 11년 307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노시환이 삼진, 강백호가 2루수 땅볼로 돌아섰으나 알칸타라의 폭투를 틈타 선취점을 뽑아냈다.
선발 싸움에선 에르난데스가 앞서는 듯 했다. 최고 시속 154㎞ 꿈틀대는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키움 타자들을 압도했다. 2회는 삼자범퇴, 3회와 4회엔 주자를 내보내고도 이후 타자들을 범타 처리했다.
반면 타선은 힘을 냈다. 3회 1사 오재원의 데뷔 첫 안타를 시작으로 페라자의 연속 안타, 문현빈의 2루수 땅볼 때 추가점을 냈다. 4회엔 주장 채은성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려 3-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도 5회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 타자 김건희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임지열과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주형의 투수 땅볼을 잡아내 아웃카운트를 늘렸지만 안치홍에게 다시 볼넷을 내준 뒤 브룩스에게 2루타를 맞았다. 그 과정에서 오재원의 포구 실책까지 겹쳐 1루 주자 안치홍까지 득점했다. 한화는 결국 역전을 3-4 허용하고 강판됐다.
키움 타선은 7회초에도 볼넷으로 출루한 이형종에 이어 안치홍이 다시 한 번 큼지막한 2루타로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고 브룩스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한화는 7회말 심우준의 볼넷과 페라자와 문현빈의 안타로 한 점을 추격했지만 2사 1,2루에서 다시 한 번 노시환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노시환은 4번의 타석 모두 득점권에 들어섰지만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9회 득점을 추가하지 못한 양 팀은 결국 시즌 첫 연장으로 향했다. 10회초에도 양 팀은 점수 없이 돌아섰고 키움은 마지막 11회초 공격에 돌입했다.
이날 2루타 2개 포함 4출루한 안치홍이 선두 타자로 나섰고 침착히 볼을 골라내 걸어서 1루로 향했다. 이어 이날 3안타 3타점을 올린 브룩스도 강재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사 1,2루에서 최주환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난 뒤 어준서의 볼넷으로 루상이 가득 채워졌다. 1사 만루 풀카운트에서 절묘한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삼진이 추가됐지만 다음 타자 박찬혁이 초구 타격으로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 흐름을 뒤바꿨다.
11회말 공격에서 아시아쿼터 투수 가나쿠보 유토가 등판해 심우준에게 안타를 내준 뒤 오재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페라자에게 좌익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으나 박찬혁이 다이빙 캐치로 완벽히 타구를 낚아챘다. 그러나 문현빈이 좌중간 2루타를 날려 심우준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이어 침묵하던 노시환이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문현빈이 전력질주했고 완벽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강백호가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끝내기 안타를 날려 4시간이 넘는 혈투의 승자는 한화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