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0-4 대패로 끝난 지난 코트디부아르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새로 도입한 규정이 처음 적용된 경기이기도 했다. 전반 22분과 후반 22분이 지난 시점에 3분간 휴식 시간을 주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규정이다.
주심 재량으로 폭염 등 선수 보호 차원에서 1분가량 물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쿨링 브레이크와는 차이가 있는 규정이다. 시간이 3분으로 늘어난 데다 날씨 등 조건 없이 무조건 적용해야 한다. 축구가 전·후반이 아닌 4쿼터 경기가 됐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경기 도중 벤치에서 나오는 지시는 여러모로 한계가 있는 반면, 이제부터는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 모아놓고 세부 전술을 수정하거나 지시하는 '작전 타임'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실제 지난 코트디부아르전 당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도 조현우 골키퍼를 포함해 모든 선수가 벤치 앞쪽으로 모여 홍명보 감독의 지시를 듣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처음 접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효과를 두고 대표팀 내부에선 서로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홍명보 감독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원인으로 언급한 반면,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는 "결과론적 이야기"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홍명보 감독은 코트디부아르전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는데, 그때까지는 굉장히 좋았지만 그 3분이라는 시간을 지내고 조금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나왔던 거 같다. 월드컵을 앞두고 저희한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설영우는 "브레이크 들어가기 전에는 플레이가 준비한 대로 잘 나오고 있었다"면서도 "사실 결과론적인 거 같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에 집중력이 떨어졌다기보다는, 상대가 한국에 대한 대비를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 실점을 빨리한 것도 있다. 저희도 찬스가 많았는데, 그걸 먼저 살렸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점에 아쉬움을 표한 반면, 직접 출전한 설영우는 한국 대표팀 스스로 집중력이 떨어진 것보다는 한국 전술에 대비한 코트디부아르 '변화'에 더 초점을 맞춘 셈이다. 실제 승기가 기운 한국의 전반 2실점 모두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나왔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이 경기뿐만 아니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적용될 예정이다. 단순히 숨을 고르거나 사기를 북돋아주는 시간을 넘어 상대팀 전술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 코트디부아르전을 통해 확인된 모양새다. 그만큼 홍명보 감독 등 벤치의 전술적인 역량과 역할도 더 중요해졌다. 새 규정의 달라진 활용법이 확인될 홍명보호의 3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은 내달 1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오스트리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