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강등 위기에 몰린 토트넘 홋스퍼 차기 사령탑을 낙점했다. 손흥민(34·LAFC)이 떠난 뒤 불과 7개월 만에 벌써 두 번째 감독 교체가 임박했는데, 현지의 반대 여론이 심상치 않다.
영국 매체 'BBC'는 31일(한국시간) "토트넘과 데 제르비 감독의 협상은 진전됐다. 곧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파격적인 결단이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당초 데 제르비 감독은 올 시즌 종료 후 부임을 선호했지만, 현재 토트넘의 상황이 워낙 시급한 탓에 즉시 지휘봉을 잡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 제르비는 지난 2월 마르세유(프랑스)를 떠난 뒤 현재 무직 상태다.
심지어 'BBC'에 따르면 데 제르비 감독은 EPL 우승 경험이 없음에도 리그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토트넘이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데 제르비 영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토트넘은 1977년 이후 49년 만에 2부 리그로 강등될 위기다. 지난 2월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경질하고 소방수로 투입했던 이고르 투도르 임시 감독마저 부임 44일 만에 성적 부진으로 짐을 싸면서 구단 역사상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투도르 감독 체제에서 토트넘은 처참한 성적표를 남겼다. 부임 후 리그 5경기에서 단 승점 1을 챙기는 데 그친 것이 뼈아팠다. 특히 지난 22일 강등권 경쟁팀인 노팅엄 포레스트에 0-3으로 완패하며 리그 17위까지 추락하며 18위와 격차가 단 1점으로 좁혀진 것이 결정타였다. 토트넘은 지난해 12월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무려 88일 동안 리그 승리가 없는 상태다.
끝내 비나이 벤카테샴 최고경영자(CEO)와 요한 랑게 단장은 강등권 탈출 카드로 데 제르비 감독을 낙점했다.
다만 영입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 서포터들은 데 제르비 감독이 과거 마르세유 재임 시절 성폭행 미수 혐의를 받았던 메이슨 그린우드를 옹호했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선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특히 토트넘 공식 성소수자 팬클럽인 프라우드 릴리화이츠는 "그린우드 같은 선수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데 제르비 감독의 당시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수뇌부는 데 제르비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잔류 전문가로 꼽히는 션 다이치 전 노팅엄 감독은 최소 18개월의 계약 기간을 요구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고, 팬들이 원하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미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라이언 메이슨, 해리 레드냅, 팀 셔우드 등 토트넘 출신들이나 현역 선수인 벤 데이비스, 과거 레전드인 글렌 호들, 크리스 휴튼 등이 단기 소방수로 거론됐으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아돌프 휘터 전 모나코 감독은 가급적 새 시즌 시작 전까지는 다시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전 캡틴 손흥민이 팀을 떠난 뒤 불과 7개월 만에 세 번째 사령탑을 세워야 하는 토트넘은 이제 리그 종료까지 단 7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선덜랜드 원정을 시작으로 브라이튼, 울버햄튼 원더러스, 첼시전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