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다, '유강남→손성빈' 포수 바꾸자마자, 2G 연속 도미넌트 스타트…단순한 우연일까

OSEN 제공
2026.04.11 12:15
롯데 자이언츠는 포수를 유강남에서 손성빈으로 바꾼 뒤 2경기 연속 선발 투수들의 도미넌트 스타트(8이닝 이상 1자책점 이하)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김진욱과 엘빈 로드리게스 두 선발 투수는 각각 8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7연패 탈출과 연승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이는 11년 만에 나온 기록으로, 포수 교체 후 투수진의 볼넷 허용이 급감하는 등 판이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OSEN=조형래 기자] 공교롭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1년 만에 대기록을 소환했다. 공교롭게도 포수를 바꾸고 만들어진 대기록이다.

롯데는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악몽의 7연패를 탈출하고 다시 연승모드로 전환했다. 연승의 중심에는 선발 투수 2명이 있었다. 8일 사직 KT전 김진욱이 8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6-1 승리를 이끌었다. 7연패 탈출의 난세영웅이 됐다.

그리고 10일 경기, 1선발 엘빈 로드리게스가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11탈삼진 1실점의 대역투를 펼쳤다. 직전 등판이었던 3일 사직 SSG전 4이닝 8실점의 대참사를 단숨에 만회하는 경기였다. 이게 자신의 본모습이라는 것을 과시했다.

롯데 선발 투수가 2경기 연속 도미넌트 스타트(8이닝 이상 1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적은 11년 전,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7월 8일 잠실 LG전 송승준이 8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7월 8일 잠실 LG전 린드블럼이 8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김진욱과 로드리게스 듀오가 2경기 연속 도미넌트 스타트를 합작했다.

7연패를 당하며 절망으로 향하던 분위기를 2연승으로 반전시켰다. 경기를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선발 투수들이 경기를 말 그대로 지배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이 2경기에서 포수를 바꿨는데, 포수를 바꾼 뒤 대기록, 진기록이 나왔다.

롯데는 개막 2연승 기간 포함해 롯데는 첫 9경기에서 모두 유강남이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유강남이 주전 포수인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선발 투수들이 8이닝을 책임진 최근 2경기에서는 손성빈이 선발 포수로 출장했다.

첫 9경기에서는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가 없었다. 그런데 포수를 바꾸니 퀄리티스타트를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했다. 첫 9경기에서 투수진은 78⅓이닝 동안 60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9이닝 당 볼넷 6.89개로 리그 최다였다. 선발진의 이닝 당 투수는 19.7개, 불펜 투수들 포함한 이닝 당 투구수는 20.4개였다. 하지만 2경기에서 내준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했다.

표본의 차이가 크기에 단순히 포수의 차이로 치부할 수는 없다. 김진욱과 로드리게스의 컨디션이 워낙 좋았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요소다. 퀄리티스타트가 없었던 것도 명확한 포수의 문제라고 볼 수도 없다. 롯데는 유강남이 합류한 2023년 이후 리그에서 퀄리티스타트가 3번째로 많았다(175회).

유강남은 공부와 분석을 많이 하는 포수다. 노력의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분석에 매몰되는 경우가 잦았다. 상황에 대한 응용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도루 저지가 떨어지기에 주자가 나가면 볼배합의 패턴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은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데이터에만 매몰되지 말고 상황과 투수에 따른 볼배합을 주문한다. 김태형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유강남이 프린트 된 데이터들을 보고 있자, 이를 뺏어서 숨기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손성빈의 경우 경험이 부족하다. 대형 포수 유망주이고 강한 어깨와 송구력은 정평이 나 있지만 투수를 리드하고 상황에 대한 볼배합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는 경기 경험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다.

결과론이다. 야구는 결과론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포수를 바꾸고 선발 투수들의 역대급 호투가 나온 것은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공교롭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판이한 결과와 마주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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