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결국 버티지 못했다. 울버햄튼의 시간이 멈췄고, 프리미어리그 잔류라는 마지막 희망도 완전히 사라졌다.
운명은 스스로가 아닌 타 구장의 결과로 확정됐다. 울버햄튼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경기는 득점 없이 끝났지만 이 무승부 하나가 울버햄튼의 강등을 확정짓는 결정타가 됐다.
이미 전조는 있었다. 울버햄튼은 18일 리즈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0-3 완패를 당하며 사실상 벼랑 끝으로 몰렸다. 승점은 17에 머물렀고 남은 경기 수를 감안하면 스스로의 힘으로 반등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웨스트햄이 승점 1점을 추가하며 33점 고지를 밟자, 수학적으로도 뒤집을 수 없는 간격이 만들어졌다. 남은 5경기를 모두 잡더라도 잔류 마지노선에 닿을 수 없는 구조였다.
2017-2018시즌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던 울버햄튼은 약 9시즌 만에 다시 2부리그로 내려가게 됐다. 한때 유럽 대항전 진출까지 노리며 중상위권에서 경쟁했던 팀의 추락이다. 이번 시즌 성적은 3승 8무 22패. 숫자가 말해주듯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다.
문제는 명확했다. 공격이었다. 33경기에서 단 24골에 그친 득점력은 리그 최하위권 수준이었다. 경기당 한 골도 넣지 못하는 흐름 속에서 승점을 쌓는 것은 애초에 어려운 과제였다. 결정력 부재와 단조로운 공격 전개, 그리고 반복된 침묵이 시즌 내내 이어졌다. 수비 역시 버티지 못했다. 균형이 무너지면서 패배는 쌓였고, 흐름을 되돌릴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울버햄튼의 강등은 단순히 한 팀의 추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한국 선수를 보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커졌다. 황희찬이 속한 울버햄튼이 내려가면서 당장 EPL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는 사라질 전망이다. 임대와 이적 변수는 남아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크다.
특히 황희찬의 거취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그는 울버햄튼과 2028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지만, 팀이 2부리그로 내려가는 상황에서 잔류 여부는 쉽게 단정할 수 없다. 공격 자원으로서 검증된 경험과 활동량을 갖춘 만큼, 다른 구단의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반대로 팀 재건의 중심으로 남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울버햄튼의 선택은 갈림길에 놓였다. 다시 올라오기 위한 재정비에 집중할 것인지, 핵심 자원을 정리하며 구조를 새로 짤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황희찬이 있다. 단순한 한 시즌의 실패가 아니라, 구단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 됐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