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까지 퍼펙트' 괴물 무너뜨린 디테일, "류현진 선배 공이 너무 좋아서" 승리를 만든 최지훈의 '신의 한 수' [대전 현장]

대전=안호근 기자
2026.05.01 06:31
SSG 최지훈은 한화 류현진의 퍼펙트 피칭을 깨기 위해 6회초 기습 번트를 성공시켰다. 이 번트는 SSG의 첫 안타이자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되었고, 이후 SSG 타선은 류현진을 흔들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최지훈은 류현진의 강판을 이끌었고, 경기 후 팀 승리와 마무리 투수의 휴식에 만족감을 표했다.
SSG 랜더스 최지훈이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득점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류현진 선배 공이 오늘 너무 좋았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과연 괴물다웠다. 도저히 공략할 수 없는 공을 던졌다. 1점 차일 뿐이지만 도무지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을 공략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최지훈(29)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상대의 허를 찌른 작은 디테일 하나가 승패를 좌우했다.

SSG와 한화의 시즌 5차전이 열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SSG가 0-1로 끌려가던 6회초 선두 타자로 최지훈은 방망이를 고쳐 잡았고 한화 수비가 전혀 예상치 못한 기습번트로 이날 SSG의 첫 안타를 기록했다.

한화 내야 수비는 뒤로 물러서 있었다. 아직 퍼펙트 게임을 기대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었지만 어떻게든 안타를 내주지 않겠다는 생각은 분명해보였다. 최지훈은 그 틈을 파고 들었고 영리한 승부수로 경기에 균열을 일으켰다.

허무하게 퍼펙트가 깨지며 맥이 빠진 것이었을까. 류현진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SSG 타선은 그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오태곤의 2루타로 3루로 향한 최지훈은 조형우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박성한의 안타로 역전한 SSG는 1사 만루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뽑아냈다. SSG 타자들의 어설픈 주루플레이가 나왔으나 더 당황한 쪽은 한화였다. 포수 최재훈이 3루 도루를 저지하기 위해 뿌린 공이 벗어나며 분위기는 더 어수선해졌고 타자일순해 다시 타석에 들어선 최지훈이 이번엔 중견수 앞에 타구를 떨구며 2타점을 올렸다.

퍼펙트 피칭을 끊어낸 것도 최지훈이었고 류현진을 결국 강판시킨 것도 최지훈이었다.

SSG 랜더스 최지훈이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경기 후 최지훈은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 연승을 이어가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다득점 경기가 돼 우리 마무리 투수 조병현이 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6회 번트가 결정적이었다. 이숭용 감독도 "타선에서는 6회 최지훈의 기습번트가 주효했고 이후 빅이닝을 만든 장면이 결정적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지훈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그 한 수가 경기를 뒤집어놨다. 최지훈은 "류현진 선배 공이 오늘 너무 좋았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해서 번트를 댔다"며 "안타도 안 나오는 상황이고 타이트한 경기라 그런 플레이를 했다. 다음에 나오는 선수들도 타자들도 집중력 있게 타격을 했고, 빅이닝을 만들어냈다"고 돌아봤다.

류현진은 단 67구로 5이닝을 삭제했다. 보더라인을 넘나드는 투구로 SSG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했다.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없었고 모든 공이 결정구였다. SSG 타자들로선 공략법을 찾기 어려운 순간 최지훈의 기지가 경기 양상을 완전히 뒤집어놨다.

이날 활약에도 만족할 수 없는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27경기에서 타율 0.218(101타수 22안타) 4홈런 17타점 20득점 4도루, 출루율 0.279, 장타율 0.406, OPS(출루율+장타율) 0.685를 기록 중이다.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만큼 스스로를 위해서도 분발이 필요한 시즌이다.

팀이 2위에 올라 있지만 최지훈은 "지금 순위는 의미 없다. 2등이지만 너무 경기 많이 남았다"면서 "앞으로도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전했다.

SSG 랜더스 최지훈이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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