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정체성' 2단계 확장…K헤리티지 패션 글로벌 전략 진화

'현지화→정체성' 2단계 확장…K헤리티지 패션 글로벌 전략 진화

하수민 기자
2026.05.01 08:00
헤지스 호호당 콜라보. /사진제공=LF
헤지스 호호당 콜라보. /사진제공=LF

'전통의 재해석'이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전통이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문화에 머무르지 않고 음악·패션·공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최근 미국 NBC '지미 팰런 쇼'에 출연한 BTS 무대에서도 전통 매듭과 복주머니를 활용한 스타일링이 주목받았다. '아리랑' 떼창 영상이 확산되는 등 전통 기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패션 업계의 글로벌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진출 국가에 맞춘 '현지화'가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가 중요해지는 분위기다. 단순히 현지 문화에 맞추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스토리와 문화적 자산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은 헤지스의 전략 변화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헤지스는 글로벌 확장 초기에는 국가별 맞춤형 전략으로 기반을 구축했지만 현재는 한국적 헤리티지를 결합하는 '2단계 확장'을 추진 중이다.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한 만큼 기존 글로벌 포지셔닝 위에 한국적 요소를 더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단계라는 평가다.

실제로 헤지스는 '호록(HOROK)' 컬렉션을 통해 호랑이, 책가도, 소나무 등 전통 회화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선보였고 외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전통 요소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로 꼽힌다.

최근에는 전통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호호당과 협업해 상품군을 확장했다. 양단, 색동 등 전통 소재를 활용한 에코백과 방석, 공기놀이 등 일상용 제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한글 디테일과 자수 요소를 더해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형태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의류 중심에서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카테고리 확장도 눈에 띈다. 스크런치 등 헤어 액세서리까지 영역을 넓히며 뷰티와 패션의 경계가 흐려지는 흐름을 반영했다. 이는 불리, 탬버린즈 등 뷰티 브랜드들이 액세서리로 확장하는 최근 흐름과 맞닿아 있다. 상품군 확대를 넘어 브랜드 감도를 넓히고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유통 전략 역시 변화하고 있다. 명동 '스페이스H 서울' 등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은 상권과 글로벌 온라인 채널을 병행하며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다. 관광과 소비를 결합한 환경에서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현지화 이후 단계'로 보고 있다. 일정 수준의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이후에는 오히려 브랜드의 출발점과 문화적 배경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와 상품 확장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K헤리티지'가 하나의 경쟁력으로 자리잡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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