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영 3연속 SV, 머쓱해진 트럭 시위→결국 트럭업자만 배불린 창조경제였나... 염갈량 설명만 들어도 납득할텐데

박수진 기자
2026.05.18 13:01
일부 LG 트윈스 팬들이 손주영의 마무리 보직 전환에 반대하며 트럭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손주영은 보직 변경 후 3경기 연속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시위의 명분을 없앴다. 이에 팬덤 내부에서는 시위를 주도한 이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트럭 시위가 트럭 대여 업체만 배불린 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LG 마무리투수 손주영이 17일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KBO리그 SSG랜더스와 LG트윈스 경기 9회말 등판해 무실점 피칭으로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따내고 있다.. 2026.05.17. 첫 상대 최지훈에 안타를 허용했지만..... 끝내 실점은 하지않은 손주영. /사진=강영조 cameratalks@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염경엽 감독이 김시진 경기운영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최근 야구계를 뜨겁게 달군 일부 LG 트윈스 팬의 손주영(28) 마무리 보직 전환 반대 트럭 시위를 두고 기용 방식을 향한 행동이었지만, 정작 선수가 마운드 위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시위의 명분을 완벽하게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보직 변경 후 연일 맹활약을 펼치자, 이번 시위가 아무런 실익 없이 트럭 대여 업체만 좋은 일을 시킨 꼴이라는 조롱 섞인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번 사태는 일부 극성팬들이 손주영의 마무리 투수 보직 변경 소식에 반발하며 시작됐다. 이들은 '구단의 미래와 맞바꾸는 조급한 윈나우에 반대', '트윈스 미래는 누가 지키나' '우리가 원하는 건 한 해의 우승이 아니다' 등의 이유를 내세워 잠실구장 인근에서 트럭 시위를 감행, 구단과 코칭스태프를 압박했다.

하지만 시즌 중 팀 사정에 따른 전략적 선택과 현장의 고유 권한에 대해 트럭까지 동원해 집단행동에 나선 모습을 두고, 야구계 안팎에서는 갸우뚱한 반응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LG 팬이라고 자처하는 이들이 상위권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구단을 흔드는 모양새로 보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실 '염갈량' 염경엽(58) 감독의 구상과 설명만 귀담아들었어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보직 전환이었다. 지난 12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염 감독은 손주영의 마무리 보직 전환을 밝히면서 "마무리 자리라는 것은 시즌을 운용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 KBO 리그 역사를 살펴보면 왕조 구단은 모두 강한 마무리가 있었다. 우리 구단 역시 유영찬이라는 마무리 투수를 가지고 8연승을 했었다. 선수뿐 아니라 구단과도 이야기를 마쳤고 코칭스태프 회의 등도 모두 거쳤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내린 결론이고 최종적으로 오늘 결정을 내렸다"는 말과 함께 고육지책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영찬이 빠진 뒤 베스트 시나리오였던 장현식(31), 함덕주(31)가 마무리 보직을 잘 수행했다면 문제가 없었지만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팀 상황을 더 이상 가만히 두고 보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총책임자로서 사실상 직무유기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도 지난 14일 삼성전을 앞둔 출근길에서 해당 시위 트럭을 발견한 뒤 못 본척하지 않고 '구단의 결정을 믿고 지지해달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팀의 아킬레스건인 뒷문 불안을 해소하고, 강력한 구위를 가진 손주영을 고비 때마다 활용해 팀 승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염갈량의 계산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현장의 결단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데는 단 3경기면 충분했다. 손주영은 보직 변경 후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시위의 목적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지난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손주영은 마무리 전환 후 첫 시험대에서 완벽한 구위로 무실점 피칭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뒷문 단속의 서막을 알렸다. 15일 인천 SSG와 원정 경기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압도적인 구위를 앞세워 SSG 타선을 잠재우고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7일 인천 SSG전, 주말 시리즈 마지막 경기까지 실점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지으며 '3경기 연속 완벽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손주영이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우자 LG 트윈스 팬덤 내부에서도 '이건 전체 팬의 의견이 아니다', '부끄러움은 왜 우리의 몫인가', '트럭 부를 돈으로 불우이웃이나 도와라'며 시위를 주도한 이들과 빠르게 선을 긋기 시작했다. 선수의 몸 상태와 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현장의 전문성을 무시한 단체 행동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시위는 구단의 운영 기조를 바꾸지도, 대다수 팬들의 공감을 얻지도 못한 채 씁쓸한 뒷맛만 남겼다. 심지어 역풍까지 불었다. 선수가 연일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승리를 지켜내자,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시위를 주도한 이들을 향해 "결국 돈만 쓰고 얻은 건 없는, 트럭 업자만 배불린 창조경제에 기여한 꼴"이라는 날 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팬덤의 단체 행동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정당한 비판과 단순한 불만을 구별하지 못하고 트럭부터 보내고 보는 '보여주기식 팬덤 문화'에 대한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지금 LG에 필요한 것은 트럭의 위압적인 문구가 아니라, 믿고 지켜봐 주는 팬들의 진정한 응원과 박수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NC 다이노스 경기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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