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을 당한 뒤 타석을 떠나지 못한 박찬호(31·두산 베어스)의 모습이 최근 두산 타선의 참담한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두산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0-6으로 완패했다. 4연패에 빠진 두산은 공동 6위에서 7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이날 두산은 상대 선발 보쉴리의 구위에 밀려 5회 1사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하고 퍼펙트로 끌려갔다. 14번째 타자인 김민석이 비로소 우전 안타를 때려 처음으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그러나 정수빈의 잘 맞은 직선타가 상대 1루수 김현수의 미트에 빨려 들어가면서 1루주자 김민석까지 아웃돼 추격 기회를 놓쳤다.
이후에도 두산은 6회 윤준호(2루타), 7회 손아섭, 8회 정수빈, 9회 박지훈 김인태가 매이닝 안타를 때렸으나 모두 후속타 불발로 끝내 영패를 면치 못했다.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박찬호는 6회 2사 2루 찬스에서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삼진을 당한 뒤 한동안 허리를 숙인 채 타석에 머물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산은 지난 16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19일 NC 다이노스전까지 3경기에서는 각각 10, 8, 9득점으로 모처럼 타선이 폭발하며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20일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된 것이 분위기를 바꿨을까. 21일 NC전에서 1-0으로 진땀승을 거두더니 22~24일 한화 이글스와 대전 3연전에서는 각각 3, 2, 2점에 그치며 스윕 패를 당했다. 그러고 이날 KT를 상대로는 급기야 단 1점도 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4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가까스로 도달했던 승률 5할도 다시 -4(22승 1무 26패)까지 떨어졌다.
최근 5경기 두산의 총 득점은 겨우 8점, 경기당 1.6점이다. 안타는 44개(경기당 8.8개), 타율은 0.265(5위)로 그리 나쁘지 않았으나 문제는 해결 능력이다. 총 잔루는 38개로 평균 7.6개. 득점권 타율은 0.171(35타수 6안타)로 이 기간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더욱이 6안타는 장타 하나 없이 모두 단타였다. 홈런은 17일 롯데전 2개(강승호 김민석) 이후 6경기째 나오지 않았다.
올 시즌 두산은 마운드에선 리그 최상위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ERA) 4.085로 승률 선두 삼성 라이온즈(4.091)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선발 ERA 역시 3.89로 2위, 불펜 ERA도 4.37로 3위를 달리며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기에 타자들의 득점 가뭄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게 두산의 현재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