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질하는데 프로냐" 김경문 일침→박준영은 달랐다 '無볼넷+득점권 피안타율 0.083'... 한화 5선발 발견

창원=안호근 기자
2026.05.28 09:00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제구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볼넷을 줄일 것을 주문했고, 이에 박준영은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볼넷 없이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습니다. 박준영은 비록 퀄리티스타트 달성 직전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지만, 득점권 피안타율 0.083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한화의 5선발 후보로 급부상했습니다. 그의 활약은 볼넷이 많아 어려움을 겪는 한화 투수진에 큰 본보기가 되었고, 문동주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희망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한화 이글스 박준영이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마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맨날 볼질하는데 어떻게 프로라고 이야기할 수 있나."

전날 김경문(68) 한화 이글스 감독이 목소리를 높여 강조했던 말이다. 한미 통산 200승 대업을 이룬 류현진을 본보기 삼아 제구력을 갖추는 게 먼저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하루 뒤 등판한 '육성선수 신화' 박준영(24)은 감독이 바라는 바를 정확히 이행해냈다.

박준영은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86구를 던져 5피안타(2피홈런) 1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기고 백투백 홈런을 맞고 결국 강판됐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수치가 바로 사사구였다. 공이 빠지며 몸에 맞는 공을 하나 내줬지만 볼넷 없이 투구를 마쳤다.

지난해 투수진의 팀 평균자책점(ERA·3.55) 1위에 빛난 한화는 그 힘을 앞세워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5.04로 최하위로 처져 있다.

가장 뼈아픈 건 볼넷이다. 지난해엔 450개로 최소 2위였지만 올해는 48경기 만에 작년 절반 수준인 224개를 내줬다. 최다 1위 SSG 랜더스(231개)와 엎치락뒤치락하며 현재 2위에 올라 있다.

한화 이글스 박준영이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경문 감독이 열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24일 한미 통산 200승을 달성한 류현진을 본보기 삼아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류현진은 올 시즌 마치 후배들에게 작심하고 보여주겠다는 듯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ERA는 3.42로 압도적 수치는 아니지만 볼넷 관련 수치는 감탄을 자아낸다. 9경기에서 52⅔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은 8개에 불과했다. 9이닝당 볼넷은 8.03개로 라울 알칸타라(키움·1.25개)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그러다보니 이닝당 출루허용(WHIP) 또한 1.04로 2위다. 좀처럼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니 안정적인 투구가 가능하고, 자연스레 긴 이닝 투구도 가능한 선순환이 이어진다.

김 감독은 "어린 친구들이 볼 스피드를 내려고 전부 다 아카데미에 다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과연 구속만 나면 야구가 되나. 컨트롤이 안 돼서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는데 생각해 볼 문제"라며 "스트라이크가 돼야 하고 컨트롤이, 제구력이 돼야 되는 것이다. 프로 투수라고 하는데 맨날 볼질하고 어떻게 프로라고 이야기할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먼저 제구력부터 되고 난 뒤에 타자하고 싸움할 수도 있고 스트라이크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다른 팀 이야기할 것 없이 우리 팀부터 젊은 선수들이 큰 본보기가 되는 선배가 있으니까 어리더라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스피드 1㎞, 2㎞, 3㎞ 더 내려고 힘 줘서 던질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박준영의 투구가 더욱 눈길을 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 차례나 낙방하고 독립야구단에서 뛰었던 박준영은 시즌을 앞두고 테스트를 거쳐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에 나서 4승 무패, ERA 1.29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고 지난 10일 콜업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 KBO 역사상 최초로 육성선수 데뷔전 선발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이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만 두 차례 등판해 연달아 실점했던 박준영은 이날 다시 선발로 기회를 얻었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4㎞로 타자를 압도할 정도의 힘이 아니었지만 꿈틀대는 뱀직구를 절반 이상인 45구, 슬라이더(18구)와 포크볼(13구), 커브(10구)를 고루 섞으며 스트라이크 비율 65%(56/86)를 기록했다.

한화 이글스 박준영이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맞더라도 피해가는 승부를 펼치지 않았다. 그 덕에 1회부터 적극적으로 나선 NC에 대형 2루타 두 방을 맞고 실점했지만 주자를 루상에 보내 놓은 상태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절묘하게 제구되는 공으로 NC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했고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그러다보니 변화구의 효율성도 더 좋아졌다. 3회엔 1사에서 김주원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도루까지 내주고도 실점하지 않았고 4회에도 박건우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병살타를 유도해 주자를 지웠다.

5회까지 71구로 막아내며 승리 요건을 챙긴 박준영은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힘이 떨어진 듯 2사 이후 박민우와 박건우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고 김종수에게 공을 넘겼다.

마지막이 아쉬웠지만 5선발 후보 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고무적인 결과였다. 9이닝당 볼넷 또한 3.55개로 선발 투수 중 오웬 화이트(1.32개), 류현진(1.37개), 왕옌청(3.51개) 다음이었다. 윌켈 에르난데스(3.61개), 문동주(4.07개) 등보다도 더 나은 수치다.

시즌 기록은 4경기 12⅔이닝 1승 1홀드, ERA 3.55. 피안타율은 0.255를 기록했는데, 득점권에선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13번의 대결에서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피안타율은 0.083으로 압도적이었다.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마친 문동주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안성맞춤 후보가 선물처럼 나타났다. 투수진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노장에겐 더 없이 반가울 활약이다.

한화 이글스 박준영(왼쪽)이 2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김우석 코치의 격려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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