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남자친구 추락사→출전 강행→'돈독 올랐다' 맹비판 그 후... '당혹' 세계 1위 보이콧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박건도 기자
2026.06.08 01:51
테니스계의 상금 분배 갈등이 심화되면서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를 필두로 한 톱랭커들이 상금 보이콧을 시사했다. 사발렌카는 메이저 대회의 막대한 수익에 비해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상금 비율이 적다고 주장하며 프랑스 오픈에서 기자회견 단축 시위를 벌였다. 그녀는 개인적인 비극과 어린 시절의 아픔을 겪었음에도 코트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행동과 상금 보이콧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리나 사발렌카. /AFPBBNews=뉴스1

테니스계의 해묵은 상금 분배 갈등이 마침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까지 집어삼킬 기세다. 통산 3630만 파운드(약 733억 원)의 거액을 쓸어 담은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필두로 한 톱랭커들의 상금 보이콧 발언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7일(한국시간) "테니스계의 내전이 이제 윔블던으로 흘러들고 있다"며 "올잉글랜드 클럽은 최근 프랑스 오픈에서 발생했던 선수들의 전례 없는 기자회견 단축 시위가 이번 대회에서 재발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기도해야 하는 처지"라고 집중 조명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테니스 선수들의 권리와 상금 현실화를 강하게 주장해 온 사발렌카가 있다. 사발렌카는 최근 메이저 대회의 수익 배분 방식에 강력한 불만을 품고 여자 선수들의 총동원 대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사발렌카는 "오늘날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함께 뭉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쇼를 만드는 것은 선수들이다. 선수가 없다면 대회도, 엔터테인먼트도 존재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발렌카를 비롯한 세계 최고 선수들이 뿔난 이유는 메이저 대회의 막대한 수익에 비해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상금 포션이 지나치게 적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사발렌카와 남자 단식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 등은 최근 프랑스 오픈에서 대회가 거둬들이는 총수익의 단 15%만 상금으로 배정된 것에 항의하며 공식 경기 전 기자회견 시간을 강제로 15분으로 제한하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아리나 사발렌카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배틀 오브 더 섹시스' 경기에서 닉 키리오스의 공을 받아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러한 구도 속에서 사발렌카의 이중적인 면모를 지적하는 여론과 그의 개인사를 옹호하는 여론이 한데 엉켜 논란은 더욱 뜨겁다. 사발렌카는 이미 코트 위에서 거친 감정을 숨기지 않는 성미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볼키드를 향해 라켓을 던지듯 건네거나 야유하는 관중에게 "닥쳐라"라고 고함을 지르는 돌발 행동을 일삼았고, 남자 선수인 닉 키리오스와의 성대결 이벤트에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진지한 승부보다 돈벌이용 쇼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사발렌카는 "라켓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은 속을 비워내고 경기에 다시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흉측해 보일 수 있지만 승리를 갈망하는 선수로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소신을 꺾지 않았다.

여기에는 그녀의 가슴 아픈 가족사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사발렌카는 지난 2024년 3월 마이애미 오픈을 앞두고 전 연인이자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인 콘스탄틴 콜초프가 추락해 숨지는 충격적인 비극을 겪었다. 비보를 접한 직후 곧바로 대회 출전을 강행해 매정한 선수라는 비난을 받았던 사발렌카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슬픔을 달래는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 나에게는 곧바로 코트로 돌아가 일에 몰두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어린 시절 사별한 아버지를 떠올리며 "지금도 침대에서 다른 선수들의 가족 영상을 보며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어땠을까 상상하며 미친 듯이 운다"고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사발렌카의 보이콧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코코 고프와 엘레나 리바키나는 "모두가 뜻을 모은다면 동참하겠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세계적인 스타 이가 시비옹테크는 "보이콧은 다소 극단적이다. 협회와 소통이 먼저"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에마 라두카누 역시 "메이저 대회는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 나는 참여하지 않겠다"라며 선을 그었다.

은퇴 후 행정가로 변신해 이번 사태를 중재 중인 영국의 테니스 영웅 제이미 머레이는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에서 홀대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데뷔했던 2006년과 비교하면 지금 선수들이 벌어들이는 상금과 처우는 그야말로 천지개벽 수준"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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