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41) 플레잉코치의 음주운전 사고에 의한 불명예 은퇴를 계기로 키움 히어로즈 코칭스태프 운용에 비상등이 켜졌다. 코치진을 즉각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지만, 구단은 '기형적인 겸직 체제'를 유지하며 박병호(40) 잔류군 선임코치의 1군 합류에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이번 시즌 개막을 기준으로 키움은 9명의 1군 코치진을 꾸렸다. 하지만 지난 5월 21일 김태완 타격코치가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퇴단했고, 플레잉 타격코치였던 이용규가 김 코치의 곱액을 메우며 타격 파트를 전담해 왔다. 사실상 강병식 수석코치가 타격 메인이고, 이용규 코치가 보조에 가까웠지만 최악의 음주 운전 사고로 인해 불명예 은퇴를 선언했다.
개막전과 비교해 2명의 코치가 빠졌지만 외부 수혈은 없는 상황이다. 2군 타격코치로 있던 장영석 코치가 14일 경기부터 정식으로 1군으로 콜업될 예정이다. 13일 경기를 앞두고 1군 선수단에 합류했지만 행정 착오로 인해 더그아웃에는 출입하지 못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1군 코칭스태프의 절대적인 숫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장 코치가 등록되더라도 키움의 1군 코치는 총 8명에 불과하다. 키움을 제외한 9개 구단은 최소 9명의 코치진을 1군에서 활용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키움의 코치진 운영은 그야말로 '밑돌 빼서 윗돌 괴는' 기형적 구조다. 장영석 코치가 1군으로 올라가면서 이번엔 2군에 공백이 발생했다. 결국 오윤 2군 감독이 2군 타격 파트까지 담당하게 됐고, 3군 격인 잔류군에서 선임코치로 있던 박병호 코치가 겨우 2군 선수들까지 봐주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베테랑이자 상징성이 큰 박병호 코치를 당장 1군으로 콜업해 현장 분위기를 다잡고 코치진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구단의 시선은 냉정하다. 키움은 지난달 김태완 코치가 퇴단했을 때부터 내부적으로 외부 코치 수혈까지 신중하게 검토했으나, 현실적인 여건상 추가 보강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했다. 새로 영입할 코치가 구단 및 현 코칭스태프의 방향성과도 어느 정도 일치해야 하는데다, 현재 시즌 중에 재야에 있는 인재풀 자체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발목을 잡았다.
결국 구단이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최종 가닥을 잡으면서, 박병호 코치의 1군 콜업이나 전면적인 보직 이동 가능성 역시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 코치에게 최소 한 시즌 정도는 온전히 선수 육성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뜻을 모았다. 현시점에서 박 코치를 성급하게 1군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육성과 현장 안정 모두 놓치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잔류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 코치에 대한 구단 내부의 평가 역시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2군 동시 겸직'이라는 전례 없는 악조건 속에서 사면초가에 빠진 키움이다. 구단이 현장 안정과 미래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고육지책'의 결단을 내린 가운데, 기형적인 코치난을 마주한 키움이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