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에 뜻밖의 호재가 생겼다. 남아공 핵심 미드필더 테보호 모코에나(마멜로디 선다운스)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뛸 수 없게 됐다. 월드컵 새 역사를 쓴 '여성 주심' 토리 펜소의 단호한 판정이 결과적으로 한국에 큰 변수를 안겼다.
남아공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1-1로 비겼다. 앞서 남아공은 1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에도 0-2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 1무1패(승점 1)를 기록 중이다. 그야말로 탈락 위기다.
그래도 남아공에 마지막 희망은 남아 있다. 이번 대회부터 월드컵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고, 각 조 1·2위뿐 아니라 12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도 32강에 진출한다. 남아공은 오는 25일 열리는 조별리그 최종전 한국과 맞대결에서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남아공은 100% 전력으로 한국을 상대할 수 없다. 이미 베테랑 미드필더 템바 즈와네(마멜로디 선다운스)가 멕시코와 1차전에서 직접 퇴장을 당했다. 후반 막판 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 얼굴을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후 FIFA는 즈와네의 반칙을 폭력 행위로 판단해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즈와네는 한국전은 물론, 남아공이 조별리그를 통과하더라도 32강전까지 나설 수 없다.
여기에 또 한 명의 결장자가 생겼다. 남아공 중원의 핵심 자원 모코에나까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모코에나는 지난 멕시코전에서 이미 경고 한 장을 받은 상태였다. 이어 체코전에서도 옐로카드를 받으며 이번 대회 경고가 2장으로 늘어났다.
장면은 전반 33분에 나왔다. 체코 미드필더 루카스 페르(빅토리아 플젠)가 역습을 전개하려 하자, 모코에나가 거친 슬라이딩 태클로 이를 저지했다. 펜소 주심은 이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단호한 표정으로 모코에나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모코에나가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경고 한 장은 한국에 큰 호재가 됐다. 모코에나는 남아공 중원에서 수비 보호와 빌드업 연결, 압박 전개를 맡는 핵심 미드필더다. 즈와네에 이어 모코에나까지 빠지게 되면서 남아공은 한국과 최종전에서 중원 전력에 큰 손실을 안고 싸워야 한다.
공교롭게도 모코에나에게 경고를 준 펜소 주심은 이번 경기에서 월드컵 새 역사를 쓴 인물이다. 미국 출신의 펜소 주심은 미국 여성 심판으로는 처음으로 남자 월드컵 경기 주심을 맡았다. 월드컵 전체 역사로 범위를 넓혀도 남자 월드컵 경기에서 휘슬을 분 두 번째 여성 주심이다. 앞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스테파니 프라파르(프랑스)가 조별리그 독일-코스타리카전 주심을 맡아 첫 번째 기록을 세웠다.
펜소 주심은 14세 때 용돈을 벌기 위해 처음 심판을 시작했다. 한때 광고업계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이후 심판에 전념하며 세계 축구계에서 여러 장벽을 허물었다. 2020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시즌 경기를 맡아 20년 만에 MLS 경기를 관장한 여성 주심이 됐다. 1년 뒤에는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월드컵 예선에서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심판진을 이끌었다.
2023년에는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여자 월드컵 결승전 주심을 맡았다. 미국 심판이 FIFA 성인 월드컵 결승전을 관장한 것은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번 남자 월드컵 무대에서도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체코-남아공전 심판진도 눈길을 끌었다. 펜소 주심은 여성 부심 브룩 메이요, 캐스린 네스빗과 함께 경기를 운영했다. 이들은 2023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네스빗 부심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남자 월드컵 경기에 나선 첫 미국 여성 심판이었다. 이에 앞서 2020년에는 여성으로는 처음 MLS 올해의 부심상을 받았다. 메이요 부심 역시 2023 여자 월드컵 결승을 비롯해 2024 파리올림픽 여자축구 개막전, 2025 클럽월드컵 등을 경험한 베테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