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 체코전 영웅이었는데... '엇갈린 베테랑 운명' 비판 받던 멕시코 로모가 구세주 됐다

이원희 기자
2026.06.19 18:14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했다. 체코전 영웅이었던 골키퍼 김승규는 후반 5분 수비수와 충돌하며 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해 결승골을 허용했다. 반면 비판을 받으며 선발 출전했던 멕시코의 루이스 로모는 김승규의 실수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팀의 승리와 32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 대 멕시코 경기가 19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골키퍼 김승규가 선수들을 다독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주전 골키퍼 김승규(FC도쿄)와 멕시코 베테랑 미드필더 루이스 로모(치바스)의 운명이 엇갈렸다.

한국은 19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앞서 한국은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으나, 이날 패배로 1승1패(승점 3)를 기록했다. 조 2위는 유지했다. 반면 멕시코는 2전 전승(승점 6)으로 32강 진출은 물론, A조 1위까지 확정했다. 조 3위 체코와 남아공은 1무1패(승점 1)를 기록 중이다.

경기 내용만 보면 한국이 크게 밀린 경기는 아니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한국의 볼 점유율은 58%였다. 전체 슈팅 수도 한국이 9개, 멕시코가 8개였다. 상대 페널티박스 안 터치도 한국이 11회로 멕시코(6회)보다 많았다.

하지만 후반 초반 단 한 차례 실수가 승부를 갈랐다. 후반 5분 멕시코의 크로스가 한국 페널티박스 안으로 향했다. 골키퍼 김승규가 뜬공을 잡기 위해 뛰쳐나왔지만, 앞에 있던 센터백 이기혁과 충돌하면서 공을 놓쳤다. 공은 그대로 문전 루즈볼이 됐다.

이때 한국 수비진 사이에 있던 멕시코 미드필더 로모가 침착하게 반응했다. 로모는 오른발로 가볍게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한국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격을 몰아쳤지만 멕시코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결국 0-1로 아쉽게 패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대한민국 대 멕시코 경기가 19일(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렸다.김승규 경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승규 입장에서는 더욱 뼈아픈 장면이었다. 앞서 그는 체코전에서 믿기 힘든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한국의 승리를 지켜냈다. 체코의 미로슬라프 쿠베크 감독도 "어떻게 막았냐"며 김승규에게 칭찬을 보냈을 정도였다.

이번 멕시코전을 앞두고는 멕시코 현지 매체들도 김승규를 조명했다. 현지 매체 텔레디아리오는 "체코를 막아낸 골키퍼 김승규가 이제 멕시코를 위협한다"고 소개했다.

멕시코전 전체 활약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김승규는 이날 3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골이나 다름없었던 멕시코의 슈팅도 막아냈다. 다만 결승골로 이어진 실수가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결승골을 넣은 멕시코 루이스 로모(오른쪽). /AFPBBNews=뉴스1

반대로 결승골의 주인공 로모는 미운오리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AS 멕시코판에 따르면 로모는 경기 전 멕시코 축구팬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던 선수였다.

매체는 "로모는 알바로 피달고(레알 베티스) 대신 선발로 나섰다는 이유로 경기 시작 전부터 비판을 받았다"면서도 "선수들이 뒤엉킨 상황에서도 플레이에 집중하던 로모는 오른발로 텅 빈 골문 안에 공을 집어넣었다. 경기장은 팬들의 환성으로 들끓었고, 로모 역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이어 "로모를 선발로 내보낸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의 결정은 완벽하게 적중했다"면서 "멕시코의 전술이 완벽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승리했다. 그 어느 때보다 투지와 끈기가 이 팀을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 때로는 그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실점 장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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