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이번 월드컵 실패뿐만이 아니다. 외신들은 한국 축구의 시스템 붕괴를 사회적 불공정 논란과 연결해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5일(한국시간) "한국 축구팬들의 분노는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아니라 홍명보 전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국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사건은 단순한 대회의 실패를 넘어 한국 사회 내부의 공정성 및 능력주의 신뢰에 균열을 낸 사건"이라고 조명했다.
더불어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한국 대표팀이 체코에 2-1로 이긴 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속으로 0-1 패배를 당하며 토너먼트 진출이 무산된 과정을 상세히 다뤘다. 특히 이 매체는 "비기기만 해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던 남아공과 최종전에서 손흥민을 전반전 동안 벤치에 앉혀둔 홍명보 전 감독의 전술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매체 '가디언' 역시 "가장 중대한 일전에 주장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무모한 도박을 감행했다가 대참사를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외신들이 분석한 대중적 분노의 핵심은 불투명한 선임 과정에 있었다. 축구협회 수뇌부와 홍 전 감독이 특정 대학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카르텔 의혹이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확산했다는 점을 짚었다.
게다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사퇴 직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홍 전 감독의 행보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한국으로 돌아온 홍 전 감독은 입국한 지 이틀 만인 지난 2일 가족이 거주하는 LA로 출국했다.
유럽 현지에서도 한국의 이번 월드컵 실패 사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영국 매체 'BBC' 역시 "선임 과정부터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되어 축구팬들의 엄청난 반발을 샀던 감독이 결국 전술적 역량 부족까지 노출하며 추락했다"고 평가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단기 성과주의 시스템을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매체는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해 "일본은 2092년까지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는 100년 단위의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반면, 한국은 오직 다음 월드컵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은 32강에 진출해 강호 브라질과 접전 끝에 1-2로 석패했다.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과 선수들은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거센 비난을 마주했던 홍 전 감독의 처참한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