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앙리 "카보베르데는 경기에 패했지만 우리의 마음 얻어"

월드컵 대회 전까지 국가 이름마저 낯설었던 카보베르데가, 32강서 탈락한 뒤에도 여운을 남기고 있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피파랭킹 2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아르헨티나를 몰아 붙인 장면을 보여준 덕분이다.
인구 52만명의 '군도 국가' 카보베르데는 1986년 FIFA에 가입했다. 매번 월드컵 진출 꿈이 무산됐으나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H조에 속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과 0-0으로 비기며 이변을 일으켰다.
이어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사우디아라비아와도 0-0으로 비겨 H조 2위(3무·승점 3)로 32강에 진출했다.

화룡점정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였다.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에서 아르헨티나와 연장전 포함 120분 동안 난타전을 벌인 끝에 2-3으로 패했다.
아르헨티나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됐으나 카보베르데의 끈끈한 조직 축구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 29분 메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14분 데로이 두아르트가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열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골키퍼 보지냐는 신들린 선방을 펼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카보베르데의 투혼 넘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연장 전반 3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에게 실점했으나 연장 전반 13분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이 왼쪽 측면에서 환상적인 감아 차기 슈팅으로 다시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대회 최고의 골이라 할만 했다.
'적장'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도 카보베르데를 향해 찬스를 보냈다.
스칼로니 감독은 "카보베르데는 훌륭한 팀이라는 걸 입증했다"며 "경기가 빨리 끝나기만 바랐다. 종료 직후에는 완전히 지쳐버렸다. 정말 힘든 경기였다"고 했다.

경기를 본 축구 선수들의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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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폭스스포츠'를 통해 "큰 꿈을 품은 작은 섬나라가 거인을 쓰러뜨릴 뻔했다. 그들은 영웅이다"라며 "이 장면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카보베르데 선수들의 태도를 높게 샀다. 즐라탄은 "전 세계가 (아르헨티나를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카보베르데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티에리 앙리도 "그들은 경기에 패했지만 우리의 마음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믿음을 가지고 도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정말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