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임생(55)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한국을 떠나 캄보디아 한 구단의 테크니컬 디렉터로 부임했다.
캄보디아 프로축구 나가월드FC는 6일(한국시간) 이임생 전 기술이사의 테크니컬 디렉터 선임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2001년 창단된 나가월드는 이임생 신임 디렉터에 대해 아시아축구연맹(AFC) 프로 코치 코칭 강사와 AFC 기술위원회 등 이력이 있고, 한국·싱가포르·중국 코치 경력, 국가대표팀 및 엘리트 축구 육성 경험, 1998 프랑스 월드컵 출전 이력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이임생 전 기술이사의 나가월드 테크니컬 디렉터 부임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한국축구에 거센 후폭풍이 일기 시작한 직후 이뤄졌다.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 현지에서 사퇴를 선언한 뒤, 거센 비판 여론 속 입국 이틀 만에 다시 가족들이 있는 미국 LA로 떠났다. 이미 월드컵 전 사퇴 의사를 표명했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이임생 전 기술이사도 한국을 떠나 캄보디아로 향한 셈이다.
이임생 전 기술이사는 홍명보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홍 감독 선임이 확정된 뒤,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선임 배경 브리핑을 직접 했을 정도다. 당시 정해성 위원장 체제의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고, 이후 정 위원장 사임 후 이임생 이사가 그 작업을 이어받아 홍 감독을 최종 선임했다.
당시 이임생 전 기술이사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배경에 대해 "울산에서 보여준 플레잉 스타일을 살펴봤을 때 한국축구가 추구해야 할 축구 철학과 게임 모델을 확립하는데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홍 감독이 강조했던 '원 팀, 원 스피리트, 원 골'이 현재 시점에 필요하다. 지난 두 명의 외국인 감독을 교훈 삼아 자율 속 기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홍 감독이 원 팀을 만드는데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홍 감독이 국내에 거주하는 만큼 K리그 선수를 발굴할 수 있고 외국인 후보자들과 비교해 더 나은 성과를 냈으며, 대표팀 지도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역시 당시 이임생 기술이사가 밝힌 홍 감독 선임 이유였다. "외국인 감독과 한국 감독의 연봉 차이가 있는데 이 부분도 당당하게 (축구협회에) 요구했다. 액수를 밝힐 수 없으나 이제 한국 감독들도 외국 감독 못지않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홍 감독에게 20억원(추정치)으로 알려진 연봉을 보장해 준 것 역시 이임생 이사였다.
다만 이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다. 이임생 기술이사도 국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홍 감독 선임 과정 등에 대해 질타를 받았는데, 다른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최종 결정에 대한 위임을 받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의에 "제 명예가 달린 일이라 말씀드리겠다. 제가 사퇴하겠다"며 "제가 결정하게끔 부탁을 드려 다섯 분에게 동의를 받았다. 사퇴는 하겠지만, 화를 안 하고 동의를 안 받은 것은 절대 동의 못 하겠다"며 울먹이며 호소하기도 했다.
이후 기술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임생 전 기술이사는 홍명보호의 부진과 맞물려 다시 책임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 "(홍 감독은) 라볼피아나 형태와 비대칭 스리백을 쓴다. 선수 장점들을 잘 살려 어태킹 서드에서의 라인 브레이킹, 카운터와 크로스, 측면 콤비네이션 등에서 다양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던 이임생 이사의 '극찬'이 부끄러워진 결과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북중미 월드컵 탈락, 홍명보 감독·정몽규 회장 동반 사퇴 등 한국축구가 극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에 들려온 이임생 전 기술이사의 첫 공식 근황은, 한국을 떠나 캄보디아 한 구단의 테크니컬 디렉터 부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