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우타 거포 유망주 이재원(27)이 마침내 웃음을 되찾았다. 홈런보다 값진 시원한 장타 2개. 그 뒤에는 팬들의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도 한몫했다.
이재원은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LG의 8-2 승리와 선두 탈환을 이끌었다.
천금 같은 선발 기회였다. 올해 많은 기대를 안고 LG로 복귀한 이재원은 전반기 내내 부진에 시달렸다. 계속된 부진에 결국 6월 3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이번이 3번째 1군 등록이었다. 선발 출전은 5월 2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1일 만이었다.
그간의 설움을 날리는 활약이었다. 첫 타석 삼진으로 물러난 이재원은 4회초 2사 1루서 좌완 잭 오러클린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외야를 갈랐다. 1타점 적시타. 중계에 따르면 타구속도가 시속 180㎞가 넘을 정도로 빨라, 삼성 유격수 심재훈이 껑충 뛰어 잡으려 해도 역부족이었다. 이후 홍창기의 3루타 때 홈도 밟았다.
좌완 상대로는 악마였다. 이재원은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백정현의 초구를 통타해 좌중간 외야를 또 한 번 갈랐다. 이후 천성호와 교체된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성공적인 1군 복귀전을 치른 이재원은 후련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한 달 전 2군으로 향할 때와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재원은 "지난 번 2군에 내려갔을 때 많이 헤맸다. 내려가서 데이터분석팀 형들이랑 타격코치님과 많이 이야기해봤다. 하지만 내 타격 영상을 보니 타격폼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냥 멘탈이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심적으로) 조금 쫓기다 보니까 나 혼자 공을 맞추려고 쫓아다녔다. 처음 (2군에) 내려갔을 때는 정말 하나부터 다 뜯어고친다는 마음으로 갔다. 그러다 보니 혼자 지치고 생각이 많아지고 과부하가 왔다"고 덧붙였다.
타격폼 문제가 아님을 확인한 이재원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머리를 비우고 타석에 임했고 콜업 직전 퓨처스 경기에선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으로 워밍업을 마쳤다.
하지만 전날(7일) 대타에 이어 이날 첫 타석도 2B0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에 이재원은 "책을 보니까 잘하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도망간다고 하더라. 간절함도 지나치면 안 된다고 해서 호흡, 시선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첫 번째 동작까지 딱 3가지만 생각했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조금 더 가볍게 가자고 생각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답했다.
이재원은 송찬의(27), 문정빈(23)과 함께 LG 팬들이 그토록 바라던 우타 거포 자원이다. 염경엽 감독이 잠실야구장 장외 홈런도 가능한 LG 선수 세 명 중에서도 이재원은 가장 먼저 입에 올릴 정도로 압도적인 파워를 자랑한다.
그런 만큼 팬들의 관심도 지대했다.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재원에게 팬들은 멘탈 관련 책 선물로 힘이 되고자 했다. 이재원은 "멘탈 관련 책을 많이 봤다. 한 권만 계속 보는 게 아니라 여러 번 계속 봤다. 관련 책들을 찾아보기도 했고 팬분들이 사주신 책도 있다"라며 "팬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어떤 말이 딱 짚어서 생각난다기보단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염경엽 감독은 후반기 시작해서도 한동안 이재원에게 기회를 주며 달라진 모습을 보고싶어 했다. 이재원도 이번만큼은 1군에서 잘 버텨보고 싶다. 그는 "올스타 브레이크도 똑같이 보내려고 한다. 더 하려고 하면 다시 (안 좋았던 모습이) 돌고 돈다"라며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 없다. 경기에 나가는 것에 감사하다. 오늘도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으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뛰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