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월드컵 판정 개입 논란' 당사자, 직접 심경 고백 "솔직히 기뻤다, 하지만 그 후..."

박건도 기자
2026.07.15 16:37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레드카드 징계 유예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미국 대표팀의 폴라린 발로건이 직접 심경을 고백했다. 발로건은 경기 출전 소식에 기뻤으나 엄청난 파장을 직감했고 벨기에와 16강전을 앞두고 동료들도 불안해했다고 털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압 의혹 속에 출전한 발로건은 침묵했고 미국은 벨기에에 1-4로 완패하며 탈락했다.
폴라린 발로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ITVX 갈무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도중 전례 없는 퇴장 징계 유예 조치로 국제적 외압 의혹과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미국 축구대표팀의 간판 공격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당사자는 본인이 사법적 구제 조치가 발표되는 순간 엄청난 논란이 뒤따를 것을 직감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영국 매체 'BBC'의 15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폴라린 발로건(모나코)은 인터뷰를 통해 "내가 다시 경기장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기뻤지만, 냉정하게 생각할수록 이 결정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며 "벨기에와 16강전을 앞두고 미국 대표팀 내부에서도 동료들이 극도로 불안해하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똑똑히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파문의 시작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미국의 북중미월드컵 32강전이었다. 발로건은 상대 수비수 타릭 무하레모비치의 아킬레스건을 밟는 거친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규정상 다이렉트 퇴장에 따른 최소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는 소청이나 항소조차 할 수 없다.

폴라린 발로건(왼쪽)이 보스니아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32강 도중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하지만 벨기에전 킥오프를 불과 이틀 앞둔 지난 5일, FIFA는 징계 규정 제27조의 사법 기구가 징계 조치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는 조항을 끌어들여 발로건의 출전 정지 처분을 1년간 유예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대회 기간 도중 레드카드 징계가 번복되거나 유예돼 다음 경기에 출전이 허용된 것은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이 상식 밖의 결정은 곧바로 거대한 정치적 외압 의혹으로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로건의 징계 재검토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 등 외신들의 보도를 통해 18명으로 구성된 FIFA 징계위원회 중 나머지 17명의 위원은 이 심의 과정에 배제됐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출신의 모하마드 알카말리 위원장 단 한 명의 독단적인 손에 의해 유예 결정이 내려졌다는 구체적인 내부 폭로까지 터져 나왔다. 이에 유럽축구연맹(UEFA)과 벨기에축구협회 등은 분노를 쏟아냈다.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USA 모자를 쓰며 웃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 사태의 중심에 섰던 발로건은 자신이 벨기에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최종 결정을 통보받던 순간도 회상했다. 그는 "팀 훈련장으로 이동하던 대표팀 버스 안에서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당연히 징계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전술 훈련에서도 배제된 채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는 훈련 파트너 역할만 하고 있었는데, 버스 안에서 출전 허가 소식이 전해지자 모든 동료가 비명을 지르고 소리를 질렀을 정도로 버스 안 분위기는 엄청나게 뜨겁고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사상 최초의 특혜를 누리며 벨기에와 16강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발로건이었지만, 경기장 안팎을 뒤덮은 혹독한 비판 여론과 심리적 압박감을 극복해 내지 못했다. 발로건이 침묵한 가운데 미국은 벨기에에 1-4로 완패하며 허망하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 대해 발로건은 "경기 당일이 가까워질수록 외부의 잡음을 차단하고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려 애썼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라면서도 "하지만 내 형제와도 같은 동료들이 끊임없이 나를 안심시켜 주었고, 흔들리지 않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승리만을 바라보고 결속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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