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시즌 SSG 랜더스의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우완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6)가 멕시코 무대에서 화려한 탈삼진 쇼를 펼치며 삼진왕에 등극했다. 이번 시즌 멕시칸리그(LMB)에서 유일하게 100탈삼진의 고지로 '탈삼진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여전한 구위를 과시했다.
베네수엘라 스포츠 전문 매체 '엘 에메르헨테(El Emergente)'가 8일(한국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사라페로스 데 살티요 소속의 폰트는 지난 3일 2026시즌 LMB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2⅓이닝 4실점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3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난조 속에서도 상대 타자 3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즌 1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마지막 등판에서 솎아낸 단 3개의 삼진이 만든 반전이었다. 폰트는 노아 스키로(티후아나·98개)를 2개 차로 제치고 2026시즌 멕시칸리그 탈삼진 전체 1위에 올랐다. KIA 타이거즈 출신 로니 윌리엄스가 89탈삼진으로 해당 부문 4위였고, 또 다른 KIA 출신 투수 다니엘 멩덴도 87개의 삼진으로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폰트만 유일하게 100삼진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폰트는 LMB 역사상 탈삼진왕에 오른 역대 4번째 베네수엘라 출신 투수가 됐다. 해당 매체 역시 이 기록에 주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1957년 훌리안 라데라(136개), 1980년 루이스 메르세데스 산체스(155개), 1993년 우르바노 루고(164개)의 뒤를 잇는 33년 만의 대기록이라고 한다.
폰트는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2021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SSG 랜더스에서 활약했고, 특히 2022시즌 13승 6패 평균자책점 2.69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2023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위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으나 빅리그 복귀는 무산됐다.
이후 2025년 디아블로스 로호스 델 메히코를 통해 멕시코 무대에 첫발을 내딛은 폰트는 올 시즌 살티요 소속으로 20경기 모두 선발 등판해 8승 4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비록 팀은 북부지구 8위에 그쳐 상위 6개 팀이 오르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폰트의 구위만큼은 여전히 나쁘지 않았다.
이제 폰트는 조국 베네수엘라로 돌아가 겨울 리그(LVBP) 레오네스 델 카라카스 합류를 준비할 예정이다. SSG 시절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력한 하이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로 KBO 마운드를 호령했던 폰트다. 서른여섯의 나이에도 '삼진 제조기'의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근황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