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6번 올랐는데 우승은 딱 1번... '190㎝ 왼손 세터' 송정민 절치부심 "전국체전서 수성이 왜 수성인지 보여주겠다"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6.08.11 06:01
수성고는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결승에서 인하사대부고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주장 겸 세터 송정민은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공격 패턴과 재치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으나 팀의 패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송정민은 10월 전국체전을 앞두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수성고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수성고 송정민이 최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한 후 스타뉴스와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수성고의 2026년은 유난히 결승과 인연이 깊었다. 무려 6차례나 마지막 무대에 올랐다. 그 중심에는 주장 겸 주전 세터 송정민(18·190㎝)이 있었다.

수성고는 지난 6일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18세 이하 남자부 결승에서 인하사대부고에 세트 점수 1-3(20-25, 25-18, 17-25, 23-25)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공·수에서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많았다. 경기 내내 인하부고의 높이에 고전했다. 1세트에서는 속공을 앞세운 인하부고에 밀렸고, 양 팀 모두 리시브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상대 블로킹에 막히며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2학년 주포 김태훈(17)이 어깨 부상으로 중도 이탈한 것도 패인 중 하나였다.

그 가운데 세터 송정민의 고군분투는 눈에 띄었다. 송정민은 1세트 운영의 아쉬움을 딛고 2세트에서는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경기를 풀었다. 송은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본인도 직접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다. 여기에 반대쪽으로 보내는 백토스와 패스 페인트로 득점까지 만들어내는 등 재치 있는 장면도 연출했다. 송정민이 이날 결승에서 만난 인하사대부고 장신 세터 정준혁(18·197㎝)과 함께 왜 주목받는 세터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경기 후 스타뉴스와 만난 송정민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잘 이겨내고 결승까지 왔다"면서도 "항상 결승에 오면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하는 게 조금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다. 오늘(6일)도 수비나 반격 상황에서 해줘야 할 때 해주지 못했다. 그러면서 기세가 조금 꺾였고 경기가 힘들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수성고 배구부 학생들(오른쪽 코트)이 지난 6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고등부 결승에서 인하사대부고에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실제로 수성고는 올해 결승 무대에만 6차례 올랐다. 하지만 우승은 지난 5월 천안고를 꺾고 정상에 오른 제81회 전국종별배구선수권대회 한 차례뿐이었다. 특히 인하부고와 악연이 이어졌다. 수성고는 지난 3월 2026 춘계 전국 중·고 배구연맹전에서도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패했다. 이번 기업은행배 결승에서도 다시 한번 인하부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송정민은 "개인적으로는 시즌 초반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많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다만 주장으로서, 또 세터와 3학년으로서 선수들을 이끌어줘야 하는데 리더십적인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고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최근 배구계 트렌드처럼 그 역시 배구인 2세다. 아버지는 현재 소사중 배구부를 맡고 있는 송원영 감독이고, 어머니 곽지영 씨 역시 과거 일신여중 코치를 역임했다. 자연스럽게 배구와 가까운 환경에서 자랐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걸었다.

세터로서 특징도 분명하다. 왼손잡이라는 점을 활용한 강한 서브가 장점이고, 세터임에도 블로킹과 수비에서 직접 한두 점을 만들어내는 플레이를 즐긴다. 백토스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공격 선택지를 넓히려 한다. 롤모델은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세터 앙투안 블리자르(32·오사카 블루테온)다.

프랑스 주전 세터 앙투안 블리자르. /AFPBBNews=뉴스1

블리자르는 주전 세터로서 프랑스의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주역이다. 196㎝ 장신임에도 뛰어난 민첩성으로 빠른 토스를 즐겨하는 세터다. 또한 강력한 서브와 이단 패스 페인트로 득점에도 관여하는 것이 송정민이 추구하는 바와 맞닿아 있다. 송정민은 "블리자르 선수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많이 하는데, 그러면서도 세팅이 안정적이고 높이 싸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며 "그런 부분이 멋있어서 롤모델로 삼았다"고 말했다.

V리그 역시 꾸준히 챙겨본다. 특정 팀 하나를 응원하기보다는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 등 여러 팀의 세터 플레이를 두루 살피며 자신의 배구에 접목하려 한다. 지난해 6월부터 지휘봉을 잡은 후인정 감독의 풍부한 경험도 도움이 된다.

송정민은 "후인정 감독님은 항상 우리를 위해 하나라도 더 해주시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굉장히 존경스럽다고 느낀다"라며 "나도 한 3일 정도만 쉬고 다시 몸 관리를 시작할 생각이다. 원래 웨이트 트레이닝을 굉장히 자주 하는 편인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느꼈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한 운동을 더 열심히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수성고에 남은 가장 큰 무대는 10월 열릴 전국체전이다. 절치부심 재도약을 노리는 송정민은 3일간의 짧은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몸만들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다음 대회에서는 한 고비를 넘지 못하는 부분을 더 많이 보완해서 '수성이 왜 수성인지'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성고 송정민이 최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한 후 스타뉴스와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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