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트리블 더블' 웨스트브룩, NBA 18시즌 만에 은퇴 "이제 끝났다"

박건도 기자
2026.08.13 08:59
NBA의 '트리플 더블의 사나이' 러셀 웨스트브룩이 18년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통산 209회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이 부문 역대 1위에 올랐고 2016~2017 시즌에는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핵심 기둥으로 활약했던 그는 2만 5000득점과 1만 어시스트를 동시에 달성한 역대 두 번째 선수로 남게 됐다.
오클라호마 시티 시절 러셀 웨스트브룩. /AFPBBNews=뉴스1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가드 중 한 명이자 '트리플 더블의 사나이' 러셀 웨스트브룩(38)이 18년간의 화려한 커리어를 뒤로하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웨스트브룩은 13일(한국시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커리어 영상과 함께 "때로는 당신이 이미 마지막을 보았다는 것조차 알지 못할 때가 있다. 그 자리에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제 끝났다"고 글을 올렸다.

미국 매체 'ESPN'에 따르면 웨스트브룩은 이번 오프시즌 동안 새크라멘토 킹스와 워싱턴 위저즈 등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스스로의 결정으로 정든 코트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UCLA에서 2년간 대학 시절을 보낸 웨스트브룩은 2008년 NBA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시애틀 슈퍼소닉스에 지명됐다. 하지만 그해 여름 연고지가 오클라호마시티로 이전하면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창단 멤버이자 핵심 기둥으로 성장했다.

오클라호마시티 구단은 웨스트브룩의 은퇴 발표 직후 공식 성명을 통해 "웨스트브룩은 승부사다. 그의 내면의 믿음과 거침없는 무서움은 2008년 첫날부터 우리 구단의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됐다. 웨스트브룩은 농구 선수 이후의 삶에서도 커리어만큼 성공할 것이다. 단지 기록을 깨는 것으로 명예의 전당급 커리어를 쌓은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왜 안 돼'라는 단순한 질문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만들어냈다"며 헌사를 남겼다.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커리어의 대부분인 11시즌을 보내며 케빈 듀란트, 제임스 하든과 함께 팀을 이끌고 2011~2012 서부 콘퍼런스 우승을 차지해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마이애미 히트와 파이널 4차전에서는 불과 23세의 나이로 43점을 폭발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웨스트브룩은 여전히 오클라호마시티 구단 통산 최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LA 레이커스 시절 르브론 제임스(왼쪽)와 러셀 웨스트브룩. /AFPBBNews=뉴스1

오클라호마시티는 부상과 선수단 변화로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2012~2013 개막 전 하든이 이적했고, 2012~2013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웨스트브룩이 반월판 파열 부상을 입었다. 2014~2015에는 듀란트의 발가락 골절로 시즌을 접어야 했고, 2015~2016 플레이오프에서는 73승을 거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7차전 혈투 끝에 패했다. 그해 여름 듀란트마저 골든스테이트로 떠나며 구단은 가장 위태로운 순간을 맞이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은 잔류를 선택해 연장 계약을 체결했고, 폴 조지와 카멜로 앤서니를 오클라호마시티로 불러들이는 등 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2016~2017은 그의 커리어 하이라이트였다. 웨스트브룩은 평균 31.6점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962년 오스카 로버트슨 이후 최초로 '시즌 평균 트리플 더블'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고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당시 웨스트브룩은 단일 시즌 최다인 42회의 트리플 더블을 작성했다.

올스타 9회에 빛나는 웨스트브룩은 통산 평균 20.9점 6.9리바운드 8.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오스카 로버트슨이 보유했던 통산 최다 트리플 더블 기록(181회)을 47년 만에 경신했고, 통산 209회라는 전인미답 기록을 남기고 은퇴하게 됐다. 이는 현역 선수인 니콜라 요키치(198회), 르브론 제임스(125회)도 앞선 기록이다.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난 이후 웨스트브룩은 휴스턴, 워싱턴, LA 레이커스, 클리퍼스, 덴버 너게츠, 새크라멘토 등 7개 팀을 거쳤다. 마지막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에도 새크라멘토에서 58경기에 선발 출전해 평균 15.2점 6.7어시스트 5.4리바운드를 올렸다. 이 기간 포인트가드 포지션 통산 최다 리바운드 대기록을 세웠고, 르브론 제임스에 이어 NBA 역사상 두 번째로 '2만 5000득점-1만 어시스트' 고지를 넘어섰다.

웨스트브룩은 통산 2만 7176점으로 NBA 역대 최다 득점 14위에 올랐다. 우승 반지가 없는 선수 중에서는 칼 말론(3만 6928점), 제임스 하든(2만 9339점), 카멜로 앤서니(2만 8289점)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통산 어시스트는 존 스탁턴, 크리스 폴, 제이슨 키드, 르브론에 이어 역대 5위다.

오클라호마 시티 시절 케빈 듀란트(오른쪽)와 러셀 웨스트브룩.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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