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8)가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MLB) 소속 구단 샌프란시스코(SF) 자이언츠가 사상 초유의 굴욕적인 마케팅을 꺼내 들었다. 100패를 바라보는 끝 모를 추락 속에 텅 빈 관중석을 보다 못해 야구장에 끝까지 남아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티켓값을 환급해 주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지 매체 'SF 게이트'와 미국 뉴욕 포스트가 11일(한국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번 시즌 시즌권 보유자들에게 파격적인 안내 이메일을 발송했다.
평일 홈경기를 직접 찾아 9이닝을 모두 관람한 관중에게 다음 시즌 2027시즌 시즌권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 형태로 티켓 가격의 15%를 페이백(환급)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팀이 승리할 경우 환급률은 최대 20%까지 치솟는다. 이미 돈을 내고 산 표지만, '제발 야구장에 직접 와서 자리를 채워만 달라'며 시즌권을 보유한 팬들에게 일종의 고통 분담금을 쥐여주는 셈이다.
실제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상황은 그야말로 악몽 그 자체다. 8월 초부터 5할 승률에서 20경기 이상 뒤처졌고,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12일 현재 62승 85패, 승률 0.422로 구단 역사상 단 한 번(1985년 100패)뿐이었던 '한 시즌 100패'라는 불명예 기록까지 눈앞이다.
이번 시즌 그라운드 밖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가 야심차게 영입한 FA(프리에이전트) 영입 선수인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32)가 음주 킥보드 사고로 어처구니없이 전력에서 이탈했고, 성소수자 행사인 프라이드 나이트 행사에서도 일부 선수들이 '혐오 문구'를 모자에 새기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8월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는 주전급 선수 6명을 대거 팔아치우며 사실상 시즌 포기 선언까지 했다.
배신감을 느낀 팬심은 즉각 관중석에서 드러났다. 전반기만 해도 경기당 평균 3만 5천 명 이상을 동원하며 이번 시즌 30개 구단 가운데 평균 관중 8위를 달렸지만, 최근 16번의 홈경기 중 무려 9경기에서 평균 3만 관중이 붕괴됐다. 텅 빈 오라클 파크에 당황한 구단이 결국 '관람 페이백'이라는 눈물겨운 구걸 마케팅을 선택한 배경으로 보인다.
구단 측은 잔여 시즌 일정에 대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는 신예 선수들이 오라클 파크의 뜨거운 열기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현지 언론들과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돈을 돌려받으며 봐야 할 정도로 처참한 경기력'이라는 조롱 속에 샌프란시스코는 구단 역사상 가장 씁쓸한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