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지 않다" KBO 역수출 신화의 굴욕, 5회 1실점 중 강판되다니…한국 떠난 지 8년째, 에이징 커브 왔나

OSEN 제공
2026.09.13 05:31
메릴 켈리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4이닝 1실점을 기록하던 중 5회에 조기 강판됐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토레이 로불로 감독은 가을야구 경쟁을 위해 켈리의 투구수가 여유 있음에도 과감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켈리는 경기 후 기분이 좋지 않지만 스스로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OSEN=이상학 객원기자] 베테랑 예우는 없었다.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38·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5회 1사까지 1실점으로 막고 있었지만 강판됐다.

켈리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치러진 202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4⅓이닝 2피안타 3볼넷 1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4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텍사스 타선을 봉쇄한 켈리는 그러나 5회초 선취점을 내줬다. 제이크 버거에게 볼넷, 대니 잰슨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이어진 1사 1,2루에서 작 피더슨에게 우측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켈리의 투구수는 80개로 충분히 여유가 있었지만 1사 2,3루 위기가 되자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과감하게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조기에 투입된 필승조 케빈 긴켈도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처했지만 브랜든 니모를 3루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5회초를 넘겼다.

곧 이어진 5회말 공격에서 애리조나는 2루타 4개 포함 5안타 4득점을 몰아치며 역전했다. 긴켈에 이어 6회 나온 저스틴 마르티네스가 3타자 연속 3구 삼진으로 ‘무결점 이닝’을 펼치는 등 불펜투수 4명이 4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한 애리조나는 9-1로 승리했다.

5회 미리 불펜을 준비시킨 뒤 흐름이 넘어가기 전 과감하게 켈리를 바꾼 로불로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3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0.5경기 뒤진 4위로 가을야구의 막차 티켓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리조나로선 단기전 같은 투수 운용이 필요했다.

급박한 팀 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켈리 개인적으로는 씁쓸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켈리는 “기분이 좋지 않지만 내가 올해 그만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로불로 감독을 탓하기보다 나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올해 그런 상황에서 던질 자격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아쉬운 일이지만 올해 우리 불펜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내가 내려가도 확실히 막아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KBO리그 활약을 발판 삼아 지난 2019년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룬 켈리는 올해까지 8시즌 통산 199경기(1160⅓이닝) 74승66패 평균자책점 3.92 탈삼진 1013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됐지만 FA 계약(2년 4000만 달러)으로 고향팀 애리조나에 컴백했다. 허리 부상으로 불발됐지만 개막전 선발로 낙점될 만큼 애리조나에서 높은 기여도와 충성심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27경기(152이닝) 9승13패 평균자책점 4.97 탈삼진 102개 WHIP 1.46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규정이닝 투수 50명 중 평균자책점, WHIP 모두 49위로 바닥이다. 피홈런 27개가 반영된 피안타율(.268), 피OPS(.813)도 데뷔 후 가장 높은 수치로 내용이 좋지 않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지만 기복이 심하다. 지난 5월16일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 상대로 9이닝 1실점 데뷔 첫 완투승을 거뒀지만 6실점 이상 내준 게 6경기나 될 만큼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잦아졌다.

만 38세로 어느덧 애리조나 팀 내 최고령 선수가 된 켈리도 세월의 흐름은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패스트볼 구속이나 회전수가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강점이던 커맨드가 흔들리면서 타자들에게 맞아나가고 있다. 통산 21.1%인 탈삼진율이 15.4%로 하락한 반면 7.6%에 불과했던 볼넷 허용률이 10%를 처음으로 넘겼다. 이날 텍사스전도 안타는 2개밖에 맞지 않았지만 사사구 4개로 커맨드가 좋지 않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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