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3전 전패→사적인 감정 생겨" 설욕 벼르던 페덱, 3일 쉬고 99구 투혼! 5⅓이닝 1실점 승투 요건 '최고 153㎞'

광주=박수진 기자
2026.10.30 20:56
삼성 라이온즈의 크리스 페덱이 30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지난 1차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페덱은 단 사흘만 쉬고 마운드에 올라 99개의 공을 던지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페덱은 5회말 2사 2, 3루 위기에서 천적 카스트로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팀의 리드를 지켜냈다.
포효하는 페덱.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역투하는 페덱.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벼랑 끝에 몰린 사자군단을 구하기 위해 '에이스'가 투혼을 불살랐다. 지난 등판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단 사흘만 쉬고 마운드에 오른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30)이 완벽한 설욕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페덱은 30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플레이오프 4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투구 수는 무려 99개에 달했다.

불과 나흘 전의 악몽을 완벽히 지워낸 호투였다. 지난 26일 대구에서 열린 1차전 당시 페덱은 해럴드 카스트로와 한준수에게 홈런포를 헌납하는 등 4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며 고개를 떨군 바 있다.

하지만 페덱의 가슴속에는 설욕의 칼날이 번뜩이고 있었다. 페덱은 3차전을 앞두고 "노트에 일기처럼 생각들을 적어 내려가며 잘못된 부분과 고쳐야 할 점들을 정리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많이 정리됐다"며 "KIA를 상대로 올 시즌 3번 붙어 3번 다 졌다. 이젠 사적인 감정으로 맞서야 할 때다. 내가 빠르게 보완해야 할 점들을 고쳐서 다음 등판을 철저히 준비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러한 결의는 4차전 깜짝 선발 등판으로 이어졌다. 경기를 앞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여러 고민을 거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페덱 본인의 의지였다. 강압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일정이 아니기에 몸 상태를 면밀히 점검했는데, 나가겠다는 의지가 워낙 확고했다"면서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의 무게감은 다르다. 페덱 역시 단기전 특유의 분위기와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정해진 투구 수 제한 없이 매 이닝 상태를 체크하겠다는 게 벤치의 복안이었다.

마운드에 오른 페덱은 사흘 휴식의 피로감 따위는 잊은 듯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최고 시속 153km에 달하는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필두로 주무기인 체인지업, 커브, 투심, 컷패스트볼을 적재적소에 섞어 던지며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날 페덱의 유일한 실점은 4회말에 나왔다. 2사 후 김도영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나성범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1, 2루 위기에 몰렸고, 이어 한준수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1점을 내줬다. 그러나 페덱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를 실점 없이 요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백미는 5회말이었다. 2-1로 근소하게 앞선 2사 2, 3루 동점 위기에서 1차전 홈런을 허용했던 천적 카스트로를 마주했다. 페덱은 온 힘을 다해 헛스윙 삼진을 솎아낸 뒤 마운드 위에서 포효하며 결정적인 불을 껐다.

한계 투구 수에 도달한 페덱은 6회말 1사 2, 3루 위기에서 구원 투수 이승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3일 휴식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99개의 공을 던지며 5⅓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아낸 뒤였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승민이 하주석을 1루 땅볼로 잡은 뒤 김태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처했지만, 대타 김호령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페덱의 책임 주자가 홈을 밟지 않으면서 페덱의 자책점은 1점으로 유지됐고, 값진 승리 투수 요건도 완성됐다.

6회 실점하지 않은 이승민을 맞이하는 페덱.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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