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피트니스 레이스 경기 도중 다리에 배설물이 흘러내리는 상태로 공용 장비를 사용해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가 두 달여 만에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사건 직후 "우승은 우승"이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여 전 세계적인 공분을 샀던 것과 정반대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30일(한국시간) "경기 도중 대변을 지린 뒤 그대로 완주해 우승했던 하이록스 세계기록 보유자가 전 세계적인 이슈의 중심에 선 심경을 털어놓으며 경쟁자들을 위험에 빠뜨린 잘못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호주 출신의 조안나 비에트르지크(24)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이록스 프로 대회 도중 식중독으로 인한 대변 실금 증상을 겪었다. 당시 그는 양다리에 배설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상태에서도 1시간 1분 23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8km 달리기와 버피 점프, 모래주머니 런지 등 다른 참가자들과 공유하는 운동 기구를 그대로 오염시키며 완주한 장면이 영상으로 퍼지면서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경기 직후 병상에 누워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포기하거나 끝까지 가거나다. 우승은 우승일 뿐(a win is a win)"이라는 오만한 글을 올려 여론에 불을 질렀다. 주최 측이 즉각 사과하고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섰지만, 비에트르지크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스폰서 퇴출과 세계적인 지탄을 받고 나서야 뒤늦게 우승 타이틀과 획득 포인트를 자진 반납했다.
침묵을 지키던 비에트르지크는 영국 'BBC' 인터뷰와 개인 SNS 영상을 통해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그는 "레이스 절반쯤 지났을 때 갑작스럽게 모든 일이 벌어졌다"며 "엘리트 운동선수로서 승부욕이 너무 강했던 당시에는 오직 완주에만 집중했고, 분명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시인했다.
이어 "명백히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면서도 "하지만 온라인에서 쏟아진 극심한 비난과 감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트라우마였다. 나 역시 결국 한 명의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라고 호소했다.
뒤늦은 사과가 이미지 세탁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6~8주 동안 베이징에서 일어난 일을 돌아보고 스스로 소화할 시간이 필요했다. 현장에 있던 관중과 다른 참가자 등 내 선택으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코치 크리스 베이언스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시간이 지난 뒤 완벽한 대처를 말하는 것은 쉽다"며 "스포츠는 때로 불완전하고 지극히 인간적인 순간을 만든다. 합당한 비판을 넘어선 증오와 인신공격은 멈춰달라"고 두둔했다.
오염된 레인 차단, 장비 폐기 및 심야 카펫 교체 작업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하이록스 측은 비에트르지크를 향해 폭언이나 위협을 가하는 이들의 향후 대회 출전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했다.
세계기록 보유자의 황당한 완주와 오만한 대처로 스포츠계에 충격을 안겼던 비에트르지크는 여론의 뭇매 속에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2026~2027 하이록스 엘리트 시리즈 개막전을 통해 링 복귀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