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대상으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 조사에 나선다. 정부는 EU의 조치가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긴밀히 점검하고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대상으로 WTO(세계무역기구) 세이프가드 협정에 따른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상품의 수입 증가로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관세 인상이나 수입물량 제한 등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다.
WTO 협정에 따라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수입 증가 △국내산업의 심각한 피해 또는 피해 우려 △수입 증가와 산업피해 간 인과관계 등을 입증해야 한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최근 1년(2025년7월~2026년6월) 간 역내 하이브리드 차량 수입 물량은 142만대로 2023년 96만대 대비 50% 가량 증가했다. EU 내 하이브리드 차량 수입이 급증하면서 이번에 세이브가드 발동을 위한 조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대상은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하이브리드 신차다.
EU 집행위는 향후 수입 증가 여부, 역내 산업의 피해 및 인과관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후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및 관련국과의 협의 등을 거쳐 세이프가드 조치의 발동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할 계획이다.
EU 규정상 세이프가드 조사는 원칙적으로 9개월 이내에 완료해야 한다. 예외적인 경우 11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EU의 이번 조사는 중국산 전기차로부터 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앞서 EU는 지난주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입을 올해 예상 수입 대수인 80만대에서 연간 35만대로 약 56% 줄이기로 합의했다.
WTO 세이프가드는 모든 원산지에 비차별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규정된 만큼 EU의 결정에 따라 중국산뿐 아니라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의 EU 수출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독자들의 PICK
지금 3,451명 읽는 중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EU 하이브리드 승용차 수출액은 24억1788만달러(3조2000억원)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9월까지 누적 16억3259만달러(2조2000억원)를 수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EU 조사 과정에서 공식적인 의견 제출과 양자 협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리 측 입장을 적극 전달할 것"이라며 "우리 자동차 업계의 EU 시장접근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EU측과 지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