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RP·ELS, 시중자금 흡수하는 블랙홀

최석환 기자
2015.02.10 07:58

“예금금리가 1%대인 상황에서 원금이 보장되면서 연 7~8%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돈이 몰리지 않겠습니까.”

박세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PB팀장은 중수익의 원금보장형 상품인 절대수익형 스왑, ARS(Absolute Return Swap)가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을 이렇게 소개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달 22일 판매한 ARS는 판매 개시 후 1초만에 60억원의 목표 모집금액이 완판됐다. 올들어 신한금융투자의 ARS에 유입된 자금만 3200억원. 2012년 출시 이후 총 판매금액도 2조원을 넘어섰다.

ARS는 롱숏ELB(파생결합사채)로도 불린다. 고객의 투자원금은 모두 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안전자산에 투자한 돈을 담보로 차입한 자금을 자문사에 맡겨 롱숏전략으로 주식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한다. 롱숏전략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사고(롱)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미리 파는(숏) 전략이다. 고객 자금은 안전자산에 투자되기 때문에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추가 수익에 상한선이 없다. 올초 만기 상환된 ARS는 연 17%(2년 만기 수익률 34%)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만기(2년) 이전이라도 중도환매가 자유롭다는 점도 매력이다.

박 팀장은 “주가가 상승할 때는 물론 주가가 하락할 때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법인과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며 “일주일에 한번씩 모집하다 보니 대기하던 자금이 한꺼번에 들어와 순식간에 물량이 동나고 있다”고 말했다.

◇4%대 금리 특판 RP도 완판 행진=ARS뿐만 아니라 안전하기만 하면 연 3~4% 금리에도 뭉칫돈이 몰린다. 연 4%의 금리를 주는 환매조건부채권(RP)이 대표적이다. RP는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확정금리를 얹어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RP 특별판매(특판)를 시작했지만 2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일시에 들어오면서 한달만에 판매를 끝냈다. 대신증권은 기존 고객이 타 금융회사에서 자산을 이동해 오거나 대신증권에 신규로 자금을 만들어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연금저축 상품 등에 가입하면 RP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RP 금리는 기존 고객의 경우 4%, 신규 고객의 경우 3.7%를 제시했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특판이 조기에 종료됐다”며 “은행금리+알파 금리에 3개월이라는 짧은 만기와 원금이 보장되는 안정성이 투자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DB대우증권이 지난달 내놓은 3개월 만기 특판 RP도 100억원이 완판됐다. 동부증권은 연 4.0% 금리의 6개월 만기 RP를 매주 월요일 오전부터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아 수요일에 판매하는데 이 상품은 올 들어 5주 연속 매진되며 150억원이 팔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특판RP의 안전성과 수익률이 부각되며 더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ELS·몽골銀 발행 CD에도 뭉칫돈=저금리 시대 대안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ELS(주가연계증권)에 대한 관심도 식지 않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ELS 발행액은 전년 동월(4조7244억원) 대비 51.4% 늘어난 7조1546억원에 달했다.

특히 안정성을 강화하고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인 지수형 ELS가 각광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지난달 출시한 ‘뉴하트(New Heart)형 ELS’는 한달말에 29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기존 스텝다운형 ELS가 원금손실구간(Knock In·녹인)에 진입하면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아지는 단점을 보완한 게 주효했다. 뉴하트형 ELS는 녹인이 발생하면 만기 3년짜리 상품의 경우 투자기간이 최대 2년 더 늘어나 만기가 연장되는 효과가 있고 연장된 기간동안 매 6개월마다 4번의 조기상환 기회가 추가로 부여된다는 장점이 있다.

KDB대우증권은 몽골은행의 양도성 예금증서(CD)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인기를 끌었다. 지난 4일 몽골 무역개발은행(TDB)이 발행한 CD에 투자하는 6개월만기 사모펀드인 ‘LS TDB-CD 사모증권투자신탁 4호’는 모집 개시 3초만에 50억원어치 나가 상품 판매가 종료됐다. 이 상품은 만기 6개월에 연 5%의 수익으로 지난해에도 총 260억원이 판매되며 ‘5분 완판’ 상품으로 투자자들 사이에 유명세를 탔다.

윤영준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투자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금융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자금 유동성이 풍부하다 보니 단기 확정 중금리 상품에 투자한 뒤 만기 후 비슷한 상품으로 재투자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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