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을 위한 현명한 할아버지·할머니 되기

김경남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세무전문위원
2015.02.24 10:10

[머니디렉터]김경남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세무전문위원

김경남 세무전문위원/사진제공=현대증권

2015년 구정 연휴가 지나갔다. 5일간의 연휴는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던 달콤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긴 연휴가 직장인들 못지 않게 반가웠을 사람은 누구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었을까. 다 같이 모이기 힘든 자녀들과 손주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일년 중 몇 안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에서는 경제적(Financial)으로 여유가 있고, 육아를 즐기며(Enjoy), 활동적(Energetic)이면서도, 헌신적(Devoted)인 50대~70대 할아버지와 할머니, 소위 피딩(Feeding)족을 대상으로 설을 맞아 손주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사주자는 이벤트가 열렸다고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주 사랑이 백화점 마케팅에도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백 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고가의 명품 옷과 장난감을 사주는 그분들의 마음은 분명 손주들을 위한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꼬집는 기사들이 많은 것을 보면 작금의 세태가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처럼 먹고 살기 팍팍한 시기에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들의 미래를 준비해 주는 것은 어떨까. 지금 당장 먹고, 입고,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손에 쥐어주기 보다는 손주들의 미래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부동산도 좋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주로 분류되는 주식, 수익률이 좋은 펀드도 좋다. 어떤 특정 자산을 선택하기 어렵다면 단순 현금 증여도 나쁘지 않다. 할아버지·할머니가 노후를 대비하고 남은 경제적인 여유분을 주는 것이라면 그것이 얼마이든, 어떤 형태이든 무관하다. 단, 여기서 명심해야 할 부분은 추후 과세관청과의 마찰을 대비하여 증여세 신고∙납부 의무는 철저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여재산공제액만 잘 활용하더라도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합법적으로 꽤 큰 돈을 증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손주가 태어나자마자 증여재산공제 규모만 계획적으로 증여하더라도 30세가 되는 해까지 원금 기준으로 약 1억4000만원을 세금 없이 줄 수 있다. 이 원금을 연 2% 복리로 환산하면 약 1억7800만원으로, 추후 손주가 결혼을 하거나 주택을 마련함에 있어서 유용한 자금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단, 증여재산공제의 적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직계비속이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를 받을 때 적용하는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미성년자의 경우 2000만원)은 직계존속으로 분류되는 (외)조부모와 부모 모두로부터 10년간 1회 적용 받을 수 있는 총 금액이지, 직계존속 1인당 적용되는 금액은 아니기 때문이다.

증여세는 10년 이내에 동일인(증여자가 직계존속인 경우에는 그 직계존속의 배우자 포함)으로부터 받은 재산가액을 가산해 과세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초 증여신고는 빠르면 빠를수록 절세 효과가 커지게 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에게 증여하는 경우와 같이 세대를 건너 뛴 증여의 경우 납부할 세액의 30%를 할증하는 규정도 있다. 따라서 증여가액이 증여재산공제액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할증 과세를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증여재산공제 범위 내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에게 먼저 증여를 하고 나중에 부모가 증여를 하면 할증과세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상속세 측면에서 보면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하는 사전증여재산가액은 손주와 같이 상속인이 아닐 경우 5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에 한정한다.(상속인에게 증여한 경우 10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가액을 합산) 할아버지, 할머니가 연세가 많다면 상속세 절감을 위한 사전 증여의 일환으로 손주들에 대한 증여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손주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 소비적인 선물 대신 신고가 수반된 적법한 증여 선물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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