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을 이야기할 때 종종 '카페라떼 효과'라는 말을 쓴다. '카페라떼 효과'는 당장에는 적은 돈이지만 복리투자와 장기투자 효과를 강조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예를 들어 하루에 4500원짜리 카페라떼 한 잔 값을 아껴 6% 수익률로 투자하면 10년 후에는 2250만원, 20년 후에는 6350만원, 30년 후에는 1억3821만원이라는 돈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카페라떼 효과'는 연금저축에 제격이다. 때마침 올해 초 담뱃값이 4500원으로 인상되었으니 금연을 통해서도 마찬가지의 효과(시가렛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연금저축에 가입 시 주어지는 보상 또한 달콤하다. 연간 400만원까지 연금저축으로 납입한 금액에 대해서 연말정산 때 13.2%를 세액공제 금액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이런 세액공제 금액은 어떤 금융상품에서도 누릴 수 없는 혜택이다.
더구나 올해부터 연간 세액공제 혜택이 연금저축계좌 400만원에 IRP에 300만원까지 추가로 더해졌으니 직장인으로서는 포기하기 아까운 혜택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가장 큰 목적은 즉시 돌려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연금에 가입하는 것 같아 일견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연금가입자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2014년 기준)에 따르면 개인연금을 가입하지 않은 가구의 비율은 90%에 육박한다. 더구나 연금저축의 가입 유지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 연금저축 가입 후 10년 유지율은 절반(52.4%)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가입자의 절반은 연금저축을 해지하는 셈이다.
퇴직연금 또한 근로자 대부분이 일시금 형태로 받아 생활목적자금으로 소진하는 경우가 많아 연금수령자는 3%에 불과할 뿐이다.
연금에 가입했지만 대부분 연금이 실제 노후자금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젊은 날엔 사랑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의 가사를 은퇴준비의 현실에 빗대면 '젊은 날엔 은퇴를 모르고 은퇴할 땐 연금이 보이지 않았네'가 될 법하다. 젊은 시절엔 은퇴며 연금의 중요성이 와닿지 않는다. 시간의 힘 또한 잘 체감하지 못한다.
아무리 커피 값을 줄이고 담배를 끊어 연금에 가입했더라도 중도에 해지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연금을 연금이라고 부르고 카페라떼 효과를 최종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정해진 날짜에 연금을 적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카페라떼 효과는 시간과 복리라는 재료와 실행이라는 손맛이 어우러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지만 연금이라는 완성된 요리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기다림이라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순간의 충동을 억누르는 습관이 미래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