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3代 간다? "벼락부자 70% 2~4년 내 망해"

강상규 소장
2015.10.18 10:00

[행동재무학]<113>벼락부자가 1代도 못 가는 이유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자산진단? 있어야 받지! 모일만 하면 없어지고, 모일만 하면 없어지고. 없으니까 받는 거예요!”

한 보험회사의 TV광고 카피다. 자산진단은 일반적으로 부자들이 받는 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일반인들도 자산진단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 보험회사의 광고 카피대로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는 게 정말 쉽지 않다. 그런데 부자가 된 후에도 재산을 유지하는 게 실로 만만치 않다. 실제로 전미금융교육재단(National Endowment for Financial Education)의 한 보고서를 보면,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 10명 중 7명이 2~4년 내 돈을 모두 날려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 가운데 70퍼센트가 3代가 아니라 1代도 못 가서 파산한다는 얘긴데 결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대개 벼락부자라고 하면 로또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나, 연예인, 프로 운동선수, 혹은 대기업 등에 회사를 매각한 벤처인 등을 떠올린다. 대표적인 예가 ‘핵주먹’으로 불린 마이크 타이슨(Mike Tyson)으로 그는 일약 전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에 올라 막대한 부를 일거에 모았지만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또 다른 예는 ‘50센트(50 Cent)’로 알려진 유명 래퍼 커티스 잭슨(Curtis Jackson)이다. 그도 히트 앨범 판매로 벼락부자의 반열에 올랐으나 지난 7월 파산신청을 하는 처지가 됐다. 공교롭게도 그가 벼락부자가 된 후에 사들인 뉴욕의 맨션은 ‘핵주먹’ 타이슨이 파산하기 전에 살던 집이었다.

2002년 혼자서 역사상 최고 금액(3억1490만 달러; 약 3780억 원)의 복권에 당첨돼 온 세상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잭 휘태커(Jack Whittaker)란 사람도 돈벼락을 주체하지 못하고 복권 당첨 후 5년 여 만에 파산에 이르렀다.

또한 2010년 일단의 경제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플로리다주 복권 당첨자들 중 약 1퍼센트가 해마다 파산하는데 이는 일반 대중의 파산비율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만큼 벼락부자들이 더 쉽게 파산한다는 걸 의미한다.

벤처인들도 재산을 잘 유지하지 못하는 축에 속하는데 100명의 성공한 창업가의 인터뷰가 담긴 『Start It, Sell It & Make a Mint: 20 Wealth-Creating Secrets for Business Owners』이라는 책에는 창업가의 절반가량이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에 회사를 매각한 뒤 받은 대금을 겨우 1년 내에 상당 부분이 날려 버린다고 나와 있다.

성공적으로 회사를 매각한 벤처인들은 새로운 사업에 다시 뛰어드는 경향이 높은데, 자신감이 가득하고 자본마저 두둑해진 이들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 보여도 모험을 감행하기 쉽다고 위 책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다 결국 대부분의 재산을 날려 버리고 마는데도 말이다.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이 재산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수년 내 빈털터리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아무런 제약 없이 물 쓰듯 펑펑 쓰기 때문이다. 타이슨이나 잭슨처럼 이들은 아주 고가의 맨션을 여러 채 구입하고, 럭셔리 자동차도 종류별로 사고 또 가까운 친척들과 지인들에게 값비싼 선물을 마구 사주거나 많은 돈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빌려주기 일쑤다.

벼락부자가 된 이들은 현재의 지출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별 생각없이 그저 마구 돈을 써 버리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이들이 “이러한 지출을 평생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거액자산가를 고객으로 둔 공인재무설계사(CFP) 호리간(Horrigan)은 말한다. 그는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초기에 낭비하는 습관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00명의 성공한 창업가를 인터뷰한 조 듀란(Joe Duran)은 “많은 벼락부자들은 그들이 모은 돈이 금방 없어질 것이고 자신들은 그러한 돈을 가질만한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를빈곤 근성(poverty mindset)이라고 불렀는데, 우리 주위에 '돈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부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듀란은 빈곤 근성 때문에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은 돈에 대한 애착이 적어 쉽게 써 버리며 또 엉뚱한 선택도 마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돈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는 건 나쁘지만 돈에 대해 너무 초월한 것도 결코 좋지는 않으며, 이러한 생각 때문에 벼락부자들 상당수가 수년 내 모든 재산을 탕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당신이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어 수백억 원의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을 걸머쥐게 된다면 말이다.

많은 재무설계사들은 벼락부자가 된 뒤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잠깐동안 실컷 지출해 보는 즐거움을 누리는 건 괜찮지만 그 뒤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새로운 삶에 적합한 재무설계를 한 뒤에 계획적으로 지출을 할 것을 권한다.

『Sudden Money: Managing a Financial Windfall』이라는 책의 저자인 공인재무설계사(CFP) 수잔 브래들리(Susan Bradley)는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미래의 재무설계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즉 부자가 최소 3代를 가려면 단지 낭비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단기에서 장기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재무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공인재무설계사 호리간은 세금 문제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세금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국세청이 두고두고 따라 다니며 괴롭히게 되니 반드시 세무사 등의 전문적인 조언을 받는 건 필수적이다.

돈은 '모일만 하면 없어지고' 또 모일만 하면 없어져서 부자가 되기가 쉽지 않고 '모아도 없어지고' 또 모아도 없어져서 부자가 빈털털이가 되기 쉬우니, 정말로 돈을 모으고 지킨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 마냥 어려운 모양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