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으로 10% 핀테크 상품 투자해보실래요?

강상규 소장
2015.12.06 10:00

[행동재무학]<119>'얼리어답터'의 P2P금융 상품 투자 후기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10% 수익률의 핀테크 P2P금융 투자상품을 아시나요?”

핀테크는 일반인들에게 아직 생소하지만 재무학을 전공한 필자에겐 요즘 가장 핫한 분야다. 그 중 P2P금융이라 불리는 핀테크에 특히 관심이 많다. 더욱이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10% 가량의 수익률을 제시하는 P2P금융 투자상품에 눈이 가지 않을 수 없다 .

P2P금융은 아직 근거법이 제대로 완비되지 않았고 투자자 보호나 금융사고 대책 등의 규정도 아직 마련되지 못한 상태이다. 금융당국이 이를 놓고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하고 있으나 확실한 청사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P2P금융 상품에 선뜻 투자한다는 건 모험이 따른다.

하지만 테크 분야에 애플 워치 등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남보다 먼저 구입해서 이용하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이 있듯이, 필자는 투자 분야의 얼리어답터다. 그래서 과감히(?) P2P금융 상품에 직접 투자해 보기로 했다. 사실 새로운 투자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직접 투자해 보는 게 최고다.

우리나라에는 올해 들어 몇몇 P2P금융 플랫폼 스타트업이 생겨났다. 지난 10월초엔 7개의 P2P금융 플랫폼 스타트업이 모여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도 결성했다. 그중 선두 주자라 할 수 있는 8퍼센트는 지난달 29일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된 케이(K)뱅크의 컨소시엄 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그 밖의 대표주자로 렌딧과 어니스트펀드가 있는데, 렌딧은 쿠팡과 배달의 민족에 투자한 알토스벤처스가 투자를 했고, 어니스트펀드는 신한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옐로금융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쯤되면 P2P금융에 어느정도 신뢰를 가져볼 만도 하지 않은가.

이제 P2P금융 투자상품 구조를 살펴보자. 이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신용대출 채권이다. P2P금융업체는 여러 신용대출 채권들을 한데 모아서 신용등급별로 구분한 뒤 여기에 투자할 사람들을 모집한다. 그래서 은행 정기예금처럼 아무 때나 투자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렌딧과 어니스트펀드는 매달 초 새로운 투자상품을 출시한다. 8퍼센트의 경우엔 매주 월,수,금 오후에 새로운 투자상품을 공개한다. 이들은 모두 모집금액이 정해져 있어 한도가 마감될 때까지만 투자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렌딧은 이달에 렌딧 5호 포트폴리오(모집금액 15억원)를, 어니스트펀드는 어니스트 1호 포트폴리오(모집금액 6억원)를 출시했다. 8퍼센트는 이번주에 395호~407호(모집금액 100만원~4000만원)를 연달아 선보였다.

P2P금융 투자상품의 수익률은 대체로 10% 내외(세전)다. 예를 들어 이달에 출시된 렌딧과 어니스트펀드의 투자상품은 10%를 제시하고 있다. 8퍼센트는 투자상품에 따라 기대수익률이 8%~12% 등 다양하다. 렌딧과 어니스트펀드의 경우는 투자상품이 단 한 개이지만 8퍼센트는 투자 위험도에 따라 다양한 투자상품이 있어 투자자가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이들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거의 4~5배에 달할 정도로 높다. 다만 은행은 원금이 보장돼 있고 확정금리이지만 P2P금융 투자상품은 그렇지 못하다. 즉 높은 위험이 수반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정도의 투자수익률이면 필자같은 투자분야 얼리어답터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주식이나 채권펀드에 투자해도 원금 보장이 안되기는 마찬가지지 않는가.

높은 투자수익률 외에 한가지 더 매력적인 점은 투자수익이 매월 원리금 형태로 지급된다는 점이다. 은행엔 매월 이자가 지급되는 이자 지급식 저축상품이 있지만 매월 원금과 이자가 동시에 상환되는 상품은 없다.

매월 원금의 일부가 상환되기 때문에 원금 보장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어 좋고, 또 매월 상환되는 원금을 재투자로 활용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이 점은 일반 대중에게도 충분히 어필이 될 수 있는 장점이라 보인다.

투자기간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어니스트펀드는 12개월, 렌딧은 18개월이고, 8퍼센트는 투자상품에 따라 12개월~36개월 등 다양하다.

그럼 투자위험은 어떻게 관리할까? 안 그래도 이게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다. 아무리 투자수익률이 높아도 위험하다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은행 예금처럼 정부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원금과 이자를 보장해주지 않기에 P2P금융 상품에 투자하려면 투자자 스스로 적극적인 위험관리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P2P금융업체들은 세 가지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 첫째는 투자 상한선을 두었다. 즉 그 이상 투자할 수도 없고 중복 투자도 불가하다. 예를 들어 8퍼센트는 투자상품에 따라 1만~40만원의 투자 상한선을 두었다. 렌딧은 30만~4000만원이고, 어니스트펀드는 10만~3000만원이다.

둘째는 포트폴리오투자라 해서 40~50개의 채권을 한데 모아서 포토폴리오를 구성한다. 그러면 어느 한 두 개의 채권에 부도가 나더라도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이달 초부터 투자상품을 모두 포트폴리오투자로 변경했다.

셋째는 투자시 일정금액의 보험료를 내면 원금의 일부를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8퍼센트는 지난 4일부터 모집금액 3000만원 이하의 투자상품에는 일괄적으로 원금의 50%를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 투자자를 안심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투자위험이 높다는 점 외에 한가지 더 P2P금융 상품의 단점을 거론하면 바로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이 높다는 점이다. P2P금융 상품의 투자수익은 비영업대금에 대한 이자소득으로 간주돼 25%(주민세 포함 27.5%)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은행예금 이자수익에 14%(주민세 포함 15.4%)의 세율이 적용되는 점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가량 높다. 높은 세율은 P2P금융 상품이 대중화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2030세대가 목돈을 마련하는 길이 더 어려워지자'라떼 효과'(Latte Factor)라 불리는 다음과 같은 재테크 강의가 한때 유행했었다.

“매일 4000원 하는 커피를 한 잔 씩만 덜 마셔도 1개월에 대략 12만원, 1년이면 144만원을 모을 수 있다. 그리고 10년간 모은다면 1440만원, 30년이면 4320만원이다. 만일 기대수익률 6%(복리) 상품에 투자한다면 30년 후에 1억2100만원까지 모을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이런 재테크 강의를 하면 욕을 먹기 십상이다. 모두들 쓴웃음을 짓는다. 왜냐하면 현재 은행 예금 금리가 고작 1%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만일 기대수익률이 1%(복리)일 경우엔 30년을 모아도 5000만원 밖엔 안 된다. 즉 금리가 너무 낮을 땐 라떼 효과는 별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게다가 “부자가 되려면 동전도 아껴야 한다”고 말하기라도 하면 정말 빵점짜리 재테크 강의가 되고 만다. 틀린 말이 아니지만 요즘 세상에서 원하는 건 새로운 투자 대안이지 근검절약 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때 정말 ‘매일 4000원 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 씩 덜 마시고 할 수 있는 좋은 재테크가 없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필자와 같이 P2P금융 투자상품에 투자해 보는 건 어떨까.

금리 때문에 저축은행의 고금리 상품이란 상품은 다 찾아 다니는 한 50대 선배에게 10% 수익률의 P2P금융 투자상품 얘기를 해줬더니 의외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상당히 보수적인 선배인 그가 관심을 보일 정도면 P2P금융 투자상품이 예상보다 더 빨리 대중들에게 유행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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