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금 약 1조8000억원 중에서 절반인 9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사들이 난립했던 경쟁에서 카카오와 이전 관계가 있던 두 증권사가 수천억원대 거래를 사실상 마진을 남기지 않는 조건으로 과점한 것이다.
27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로엔엔터 경영권 지분 76.4% 인수금 1조8743억원 가운데 1조원 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카카오는 1조원의 부담 중에서 인수금융 비중을 9000억원, 자체 유보금 동원치를 2000억원으로 설정했다. 1000억원은 이자비용 등을 감안해 추가로 조달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회사 내에 5000억원 안팎의 현금 유보금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 영업활동에 필요한 3000억원을 가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이번 로엔엔터 인수에 활용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올 상반기 중에 카카오택시 사업에 이어 대리운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 적잖은 현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중소 대리운전 업체를 인수하기 위한 수백억원 규모의 스몰 M&A들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로엔엔터 인수를 위해 타인자본의 금융 조달을 8000억원으로 계획하면서 브리지론 7000억원, 선순위 대출(인수금융) 2000억원 등 총 9000억원의 금융 구조를 짠 것으로 파악된다. 추후 이자비용 등을 감안해 1000억원의 여유분을 더 마련해두는 전략이다.
삼성증권과 한투증권은 7000억원의 브리지론은 2% 초반의 금리에, 2000억원의 3년 만기 인수금융 대출은 3% 초반에 조건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회사들에서 산정한 채권의 가격을 평균한 것)에 11bp(1bp=0.01%포인트)를 더한 조건을 제시해 시장의 화답을 얻었다. 카카오의 재무상태가 자산을 팔아 빚을 갚고도 남을 만큼 충분하기에 금융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2014년 카카오가 다음커뮤케이션과 합병하는 작업을 비밀리에 도운 신뢰관계를 갖고 있다. 여기에 삼성증권은 카카오 우리사주조합의 일부가 2013년 지분 유동화를 원하자 IPO(기업공개)가 머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자사 PB(프라이빗뱅킹) 고객들에게 25만주의 주식을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전량 처분해준 적이 있다. 그동안 카카오의 재무 주치의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한투증권은 카카오가 태동할 당시인 2011년 벤처캐피탈들이 투자를 외면하고 있을 당시에 자회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를 통해 뭉칫돈을 베팅했다. 당시로서는 수익모델이 불분명했던 카카오에 40억원을 투자한 이후 약 6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낸 것이다.
삼성과 한투는 카카오와 인연을 토대로 이번 9000억원의 금융지원에 나서면서 사실상 노마진 전략을 취했다. 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높은 증권사가 2~3% 저리에 기업대출을 하면 자칫 역마진이 날 수 있지만 카카오와 차후 관계를 고려해 파이를 키운다는 의미로 재무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거래 관계자는 "카카오가 한국투자금융과 공동으로 인터넷은행 사업을 추진하고 올해부터 가교법인 설립 및 본인가에 나설 계획이라 두 회사의 협업은 노마진이라고 해도 덤핑영업이라고 비난할 수 없다"며 "카카오가 자신과 협업하려는 금융사를 무기로 장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앞으로도 추가적인 M&A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