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감사인의 독립성 제고를 위한 지정감사제 확대가 논의되는 가운데 일부 회계법인에서는 오히려 감사법인 지정을 기피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이에 따라 지정을 기피하는 회계법인에 대해 감사법인 지정을 제한하는 등 패널티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지정감사시 신청을 받는 등의 방안도 고려중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구체적인 기업이 회계법인의 지정감사 대상 기업으로 지정되기 전 지정감사를 거부하는 회계법인에 대해 향후 1년간 감사법인 지정을 제한키로 결정했다. 피지정감사 기업이 결정된 후 중도에 감사를 포기하는 회계법인의 경우에는 향후 3년간 지정감사에 나설 자격이 박탈된다.
이 같은 방안은 지난 10월 열린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의결, 현재 시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정감사의 경우 감사 수수료가 자유수임으로 계약한 경우보다 일반적으로 높아 지정감사에서 제외하는 경우 회계법인에 패널티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기업이 정해지기 전에 지정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당해에만 지정을 제외하고 감사 기업이 선정된 후 지정을 거부하는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3년간 지정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업계에서 그동안 지정감사제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나마 지정감사를 기피하는 회계법인이 있다는 사실은 다소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지정감사 대상이 되는 기업들에 회계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만큼 리스크를 회피하고자하는 회계법인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지정감사 대상이 됐다는 것은 회계적으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회계법인이라면 자유수임에 비해 감사보수가 높다 하더라도 문제기업에 대한 감사를 회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감사를 수행한 법인에 대해 비감사업무를 맡지 못하게 한 규정도 지정감사 대상 기업에 대한 감사를 피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또 다른 회계업계 관계자는 "외부감사를 수행함으로써 얻는 수입보다 컨설팅이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얻는 것이 더 많은 만큼 지정을 피하는 경우가 있다"며 "선택과 집중에 나서야하는 일부 회계법인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