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주'의 대표주자인 우선주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경제민주화 시대를 맞아 중장기 랠리에 들어갔다. 의결권이 없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저평가됐던 우선주가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으로 구조적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코스피 시장에서대림산업우는 전일대비 2950원(8.44%) 오른 3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0일 이후 상승률이 32.5%에 달했다. 그밖에현대차우,LG전자우와GS우등 주요 우선주의 주가 상승이 잇따랐다.
보통 한국 증시에서 우선주가 지금과 같은 '대세 상승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우선주는 보통주에 부여된 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에 우선하는 배당금 및 잔여재산 청구권이 존재하는 주식이다. 주요국 중에서는 독일과 한국 증시에서 우선주가 활발하게 거래되는데 독일 증시의 우선주 평균 괴리율이 3.5%인 것과 달리, 한국 우선주 괴리율은 35~40%에 달한다. 2012년 이후 저금리 시대가 시작되며 배당 투자로 우선주의 괴리율이 많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본주와의 격차가 50%인 종목이 적잖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나타난 경제민주화 바람에 우선주는 오랜 저평가의 굴레를 벗고 본주와의 괴리를 빠르게 축소하고 나섰다.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의 가치가 높지만,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이라면 보통주와 본주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를 믿을 수 있다면 가격이 좀 더 싼 우선주를 사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는 지적이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보통주의 의결권 프리미엄이 높지 않기 때문에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이 낮게 된다"며 "최근 한국 사회에 나타난 기업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가속화될수록 과도하게 저평가된 우선주가 재평가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민주화와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배당금 증액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우선주의 재평가를 유도하고 있다. 시중 예금금리가 1.5%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배당성향·배당수익률 상향은 우선주에 대한 관심을 가속화할 거란 판단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 확대는 기업의 주주친화적 재무정책 변화를 자극해 우선주의 중장기 강세를 유도할 것"이라며 "우선주 배당수익률은 보통주 및 은행 예금 수익률보다 높고 그 격차가 커지고 있어 시중 부동자금의 유입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주주를 위한 기업의 적극적인 주가 관리 정책도 우선주 괴리율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6년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보다 20%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돼 자사주 매입 비중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우선주가 10% 이상 낮아질 경우 우선주 매입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선주를 80% 이상 편입해 운용하는 우선주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일한 우선주 펀드인 신영밸류우선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A 의 30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은 9.32%, 3개월 수익률은 15.85%로 최근 들어 수익률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신영밸류우선주 펀드의 편입 상위 목록에는 삼성전자 우선주를 비롯해 대림산업우, LG전자우, LG우, 롯데칠성우, 대교우, 현대차우, GS우가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우선주의 괴리율이 22%로 가장 적은 편이고 대림산업우, LG전자우의 경우 최근 주가 상승에도 괴리율 50%를 상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