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1일부터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 질환에서 경증질환·관리급여·2~3인실 입원료 제외

오는 7월부터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 질환이 축소된다. 기존에는 모든 질환이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경증질환, 관리급여, 2·3인실 입원료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난적 의료비는 소득 대비 과도한 의료비가 발생했을 경우 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이를 이용해 불필요한 도수치료를 받는 등 도덕적 해이 사례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제도 개편에 나섰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재난적 의료비 지원 질환을 조정하는 내용의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위한 기준 등에 관한 고시' 일부개정고시안이 행정예고됐다. 이에 따라 오는 7월1일부터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 질환에서 감기 같은 경증질환,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온열치료 등 신설되는 관리급여, 2·3인실 입원료가 제외된다.
대상 질환 조정은 3년 만이다. 당초 재난적 의료비는 외래의 경우 암이나 심뇌혈관질환, 희귀난치질환, 중증 화상이나 외상 등 6대 중증질환을 대상으로 했다. 입원은 모든 질환을 대상으로 했으나 1개의 질환만이 기준이었다. 그러다 저소득층 지원 확대를 위해 2023년부터 모든 질환 합산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게 다시 대상 질환 축소로 조정되는 것이다.
이는 재난적 의료비를 '공짜 실손보험'처럼 악용하는 일부 사례 때문이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은 소득을 기준으로 의료비가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국가가 지출한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재원의 65%는 복권 판매액으로 조성되는 복권기금이고, 나머지 35%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다.
그런데 재난적 의료비를 이용해 탈모, 도수치료 등 치료를 받는 사례가 늘었고, 이는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10월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난적 의료비 관련 "건강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척추·근골격계 질환의 지원금이 크게 늘었고, 특히 재난적 의료비 제도를 알고 있는 한방병원의 진료비가 그렇지 않은 기관보다 2배 높았다"며 "일부 한방병원이 제도를 악용해 의료비를 부풀리고, 국민 부담 경감 효과는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탈모, 임플란트, 심지어 개한테 물린 것까지 재난적 의료비로 지원되고 있다"며 "이 제도를 아는 병원하고 환자들이 국가에서 제공하는 실손보험처럼 활용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본래 주된 수혜 대상인 중증질환자나 희귀질환자보다 근골격계 질환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환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과다 의료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재난적 의료비 지원 건수와 금액은 2022년 1만9753건, 601억원에서 2024년 5만735건, 1464억원으로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재원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재난적 의료비면 과부담 의료비가 조건이 돼야 하고 중증질환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에 취지에 맞게 제도를 개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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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복지부는 재난적 의료비 외에도 건강보험 재정 지출 관련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는 연간 외래진료 이용횟수가 365회를 넘으면 진료비의 9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내년부터는 이 기준이 300회 초과 시로 강화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재정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과다 의료이용을 방지하는 등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