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최고점 경신과 코스닥 800선 탈환. 국내 양대 증시는 올해 적게는 2년, 길게는 6년 가까이 상단을 짓누르던 지붕을 뚫고 상승했다. 동시에 투자자에겐 달갑지 않은 '손님'도 찾아왔다. 신고점을 향할 때마다 나오는 '거품'(버블) 논란이다.
11월 중순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버블 논란에, 코스닥은 바이오 버블 논란으로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증시 대세 상승장 국면에 나타난 버블 논란 재현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과거 몇 차례 지수를 끌어내린 '닷컴 버블', '바이오 버블' 경험을 떠올리면 지수가 움츠러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버블을 그렇게만 보면 안 되는데, 어느 산업이든 성장하기 전엔 증시에 거품이 낄 수밖에 없어요."
이번 버블 논란에 대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버블=나쁜 것'이라는 평면적 개념에 대한 토로다. 그동안 버블의 끝이 지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이면에 자리 잡은 실물 경제 성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닷컴 버블을 지나며 국내 IT(정보기술) 인프라를 확보했고, 바이오 버블을 거치는 과정에서 국내 헬스케어 시장 옥석 가리기를 했다는 해명이다. 거품이 걷힌 이후만 논하는 결과론적인 시각을 들이대기엔 아직 국내 지수가 상승기에 있다는 판단도 덧붙었다.
속칭 버블, 거품 경제의 일반적 정의는 '실물경제 성장 속도보다 빠르게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증시를 이끈 버블의 근원지는 경험한 적 없는 4차 산업혁명과 문재인 정부 정책 드라이브에 대한 기대감이다.
다행이라면 4차 산업혁명과 정부 정책 모두 가까운 시일 내 현실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바꿔말해 거품이 만든 자산가격 상승을 실물이 따라갈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올해 국내 상장사들 역시 역대 최고 실적을 잇따라 경신하며 기초체력을 증명했다. 중요한 건 '쏠림'에 대한 경계와 버블로 생긴 여력을 실물경기로 확산시켜나가는 과정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에 자리잡은 쏠림현상을 실물 시장 전체로 퍼지게 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증시에서 버블이 피할 수 없다면, 증시 추세상승의 열쇠는 버블을 '관리'하는 데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적기는 지금이라는 게 증권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