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자책임위)가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관련, 이사연임 반대에 대해 다수 찬성 의견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연임 반대 등 주주권 행사를 결정할지 관심을 모은다.
23일 정부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자책임위)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에서 비공개 회의를 개최,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대한항공·한진칼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 등 세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수탁자책임위 주주권행사 분과 위원 9명 중 7명이 조 회장 등 이사 선임 반대 주주권 행사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고 2명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외이사 선임이나 이사 해임, 정관변경 등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의 경우 위원들 간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이에 수탁자책임 위원회는 이 같은 의견을 국민연금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 전달키로 했다.
수탁자 책임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주요 투자회사에 대한 이사연임 반대 의결권은 과거에도 행사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의 경우 국민연금의 과도한 기업경영 개입 등 다양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했다.
수탁자책임위가 이날 회의에서 마련한 세부 방안은 국민연금 실무평가위원회를 거쳐 내달 초까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서 확정된다. 기금위는 지난 16일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에 대해 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위 검토 의견을 토대로 내달 초까지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주권행사 분과 위원 9명과 수탁자책임위 간사로 회의 진행을 지원하는 보건복지부 최경일 국민연금재정과장과 국민연금 관계자 9명 등이 참석했다.
수탁자책임위는 이날 회의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국민연금의 주요 투자회사인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임원의 선임·해임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기준인 내부 지침은 투자회사의 기업가치 훼손이 심각한 경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수탁자책임위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 업무를 주도하는 민간 전문가 기구로 지난해 8월 출범했다. 박상수 위원장(경희대 경영대 교수)을 포함해 주주권행사와 책임투자 등 2개 분과위원 14명으로 구성된다.
주주권행사 분과 위원은 조승호 대주회계법인 본부장과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박상수 경희대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 이상훈 서울시복지재단 센터장,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김우진 서울대 교수, 권종호 건국대 교수 등 9명이다.
책임투자 분과 위원은 이재혁 고려대 교수,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이상민 서강대 교수,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김종대 인하대 교수 등 5명이 참여하고 있다.